‘미스터리맨’ 코엘로, 냉탕과 열탕 사이

입력 2016-06-09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센 코엘로. 스포츠동아DB

볼넷·투구수 많고 피안타율 낮아
투구수 대비 짧은 이닝 개선 필요


넥센 외국인투수 로버트 코엘로(32·사진)는 ‘미스터리맨’으로 통한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난타를 당하는 건 아닌데, 또 압도적으로 잘 던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올 시즌 성적은 11경기 5승5패, 방어율 4.02로 딱 평균치다. 살얼음판 투구가 이어지는데, 방어율은 규정이닝을 채운 KBO리그 투수 중 14위, 다승은 신재영(8승)에 이어 팀 내 2위다. 냉탕과 온탕이 아닌, 냉탕과 열탕을 오가는 코엘로의 과제와 희망은 무엇일까.

코엘로는 올 시즌 총 56이닝을 소화하며 37볼넷을 허용했다. 경기당 평균 5이닝을 소화하며 3.36볼넷을 허용했으니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코엘로의 평균 볼넷은 5.95개에 달한다. 98.6구(총 1085구)에 달하는 평균 투구수도 문제다. 이닝당 투구수가 19.4개로 20개에 육박하는 탓에 야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코엘로가 등판한 경기에서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코엘로의 피안타율은 0.243으로 리그에서 3번째로 낮다. 그러나 볼넷이 많아 초반부터 투구수가 불어난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이유다. 올 시즌 코엘로의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을 3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는 것)는 2회, 한 경기 최다인 6이닝을 소화한 4월21일 인천 SK전, 5월18일 고척 NC전에서 기록했다. 6경기에서 정확히 5이닝을 채웠고, 5회 이전 조기강판은 2차례였다. 7일 마산 NC전에서는 5.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어떻게든 5회까진 버텨주니 “계산이 서는 투수”라는 웃지 못 할 얘기도 나온다.

그렇다고 마냥 절망적인 것도 아니다. 삼성에서 퇴출된 콜린 벨레스터(3경기 3패, 방어율 8.03)처럼 부진이 계속되면 쉽게 마음을 접을 수 있지만, 코엘로는 시즌 전 넥센 염경엽 감독이 주문했던 부분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다. 시범경기 당시 1.72초(주자 1루시)에 달했던 슬라이드 스텝이 빨라졌다. 143km에 불과했던 직구 구속이 145∼146km까지 나오면서 하이패스트볼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한다. 결정구로 관심을 모았던 ‘무회전 포크볼’의 구사 빈도는 여전히 높지 않지만,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이 한층 날카로워졌다는 평가다. 낙천적인 성격과 친화력은 코엘로의 또 다른 장점이다.

KBSN 이용철 해설위원은 “코엘로의 공격적인 투구와 하체를 잘 활용하는 부분은 괜찮다”면서도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가져가기 위해선 중심이동이 중요하다. 투구수 대비 이닝이 짧은 부분도 개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