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뒷줄 왼쪽 4번째)이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이틀 앞둔 3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하기 전 당부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뒷줄 왼쪽 4번째)이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이틀 앞둔 3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하기 전 당부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7승12무1패 ‘기분좋은 공한증’
김영권 등 中 슈퍼리그 소속 5명
슈틸리케호 안방에서 8승1무2패


‘The Road to Russia!’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마지막 여정의 출발점이다.

한국과 중국이 다음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1차전을 펼친다. 러시아로 향하는 초반 행보를 가볍게 하려면 서로가 서로를 무조건 넘어야 할 한판이다. 분위기는 벌써 한껏 달아올라있다. 중국측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상암벌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거와 다른 기류가 감돌고 있다. 이에 한국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도 “홈경기를 원정처럼 치르고 싶지 않다”며 이례적으로 홈팬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그래도 모든 면에서 우리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역사 ▲정보 ▲기록 등 여러모로 한국의 승리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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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크스

한국은 1978년 12월 방콕아시안게임(1-0 승)을 시작으로 중국과 30차례 격돌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2-0 승)까지 역대전적 17승12무1패의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동아시안컵은 2014브라질월드컵 직후 취임한 슈틸리케 감독이 처음 국제대회 우승을 경험한 무대였는데, 당시 유럽리거들이 전부 빠졌음에도 한국은 1군 전력으로 나선 중국을 완파했다. 극심한 무더위와 높은 습도, 일방적인 홈관중의 야유를 뚫고 거둔 승리라 의미가 더 컸다. 결국 중국이 어떻게 전열을 꾸리고, 어떤 전략을 활용하든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중국전 필승의 DNA’가 태극전사들에게는 넘쳐난다.

한국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중국에 무릎을 꿇은 것은 2010년 2월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동아시안컵에서였다(0-3 패). 다행히 후유증은 없었다. 선수들 대부분이 K리그에서 활약 중이었고, 또 시즌 개막 이전이라 타격이 크지는 않았다. 그 해 한국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의 위업을 달성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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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력&안방불패

현대전은 정보와의 싸움이다. 상대를 많이 알고 있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 중국전을 앞둔 ‘슈틸리케호’도 그렇다.

중국전과 시리아전(6일·마카오)으로 이어질 9월 A매치 2연전을 위해 태극마크를 단 20명 가운데 25%에 달하는 5명이 중국 슈퍼리그 소속이다. 김영권(26·광저우 에버그란데), 김기희(27·상하이 선화), 홍정호(27·장쑤 쑤닝), 장현수(25·광저우 푸리) 등 4명이 수비진에 포진하고 정우영(27·충칭 리판)은 미드필더로 활약한다. 이들은 엄청난 몸값을 받고 슈퍼리그로 건너온 유럽과 남미의 쟁쟁한 공격수들과 맞서왔다. 중국대표팀 멤버들과도 수많은 경기를 치렀기에 누구보다 중국축구를 잘 안다. 선수 개개인의 특징과 전체적인 팀 컬러, 중국축구 문화 등을 동료 태극전사들에게 전한다면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 중국대표팀 가오홍보 감독도 “한국은 우리를 잘 아는데, 우리는 한국을 잘 모른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높은 홈 승률도 기분 좋은 요소다. ‘슈틸리케호’는 지금까지 안방에서 8승1무2패를 기록했지만, 2패는 모두 출범 초기인 2014년 하반기에 나온 결과다. 그 뒤로는 안방에서 패한 적이 없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수차례 악몽을 선사했다. 중국 원정 응원단의 함성을 잠재우고 안방에서 러시아로 가는 첫 발걸음을 산뜻하게 내딛기를 기대해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