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풀백 고민 더나? 눈길 사로잡은 오재석의 A매치 데뷔전

입력 2016-09-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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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오재석(뒤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일 중국전 통해 A매치 데뷔전 풀타임 소화
추가골 빌미 제공에도 전반적인 플레이는 합격점
왼쪽 풀백 고민 풀어줄 대안으로 떠올라


킥오프전만해도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A매치 데뷔전인데다 전문 위치인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기용된 터였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한동안 왼쪽 측면수비수 부족으로 고민하던 대표팀으로선 모처럼 반가운 소득이었다.

한국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홈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베스트 11 전원이 해외파로 꾸려진 가운데 왼쪽 풀백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오재석(26·감바 오사카)였다.

오재석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지만 A매치는 중국전이 처음이었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대표팀 감독은 지난 3월 A매치 2연전에 앞서 그를 대표팀에 발탁했다. 그러나 소집 직전 리그에서 부상을 당해 합류가 불발됐고, 그는 뒤늦게 다시 찾아온 성인대표 신고식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후반 28분 위하이에게 추격골을 내줄 때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플레이는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데이터업체 ‘팀 트웰브’의 자료에 따르면 오재석은 중국전에서 총 6번 공격 차단에 성공했다. 전체 선수 중 가장 많은 횟수다. 특히 빼어난 공격 가담 능력도 돋보였다. 전반 19분 과감한 돌파를 통해 페널티박스 인근에서 파울을 얻어내 프리킥을 얻어낸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프리킥은 손흥민의 발끝과 지동원의 머리를 거쳐 정쯔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슈틸리케호의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이 바로 왼쪽 수비수다. 한 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박주호(29·도르트문트)와 김진수(24·호펜하임), K리그에서 뛰는 홍철(26·수원) 등 자원들이 풍족했지만 현재 이들은 소속팀에서의 입지 불안과 부상 여파 등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잉글랜드에서 뛰었던 윤석영(26)은 6월 스페인전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고, 지난 여름 소속팀에서 방출된 뒤 아직까지 둥지 조차 찾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다시 손을 내밀 수 없는 처지다.

90분간 중국전을 누빈 오재석의 등장은 정통 왼쪽 풀백 부재로 고민을 하고 있는 대표팀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오재석이 6일 열리는 시리아전에서 다시 기회를 얻고, 좋은 첫인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은 큰 힘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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