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승준의 귀환 “20홈런? 팀이 먼저다”

입력 2016-09-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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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승준. 스포츠동아DB

SK 최승준. 스포츠동아DB

“제발 인대만 다치지 말라고 기도했는데…. 그래도 재활이 잘 됐어요.”

오랜만에 만난 SK 최승준(28)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 전 배팅훈련을 마쳤나 싶었는데 재차 배팅케이지로 들어가는 등 남들보다 2배로 훈련을 소화하는 의욕까지 보였다. 훈련을 마친 그는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그동안 훈련이 부족해서 남들보다 더 쳐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최승준이 돌아왔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0.337·11홈런·2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생애 첫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던 주인공. SK가 6월14일 대구 삼성전부터 7월9일 문학 kt전까지 KBO 역사상 최장기간인 21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낼 때 기록한 39개의 홈런 중 혼자 3분의1인 13홈런을 기록한 그가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53일만에 1군에 복귀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엄청난 ‘임팩트’였다. 그러나 이후 잠시 타격 슬럼프가 왔고, 급기야 7월20일 마산 NC전에서 내야땅볼을 치고 1루에서 넘어져 오른 무릎 후방 십자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 8~10주, 자칫하면 시즌 아웃될 수도 있는 중상이었다. 당시 성적은 64경기서 타율 0.284·19홈런·41타점이었다.

최승준은 “그땐 방망이가 너무 안 맞았다. 야구가 다시 안 되니 너무 절실했던 것 같다. 내 덩치에 내야안타가 쉽지도 않은데 무리해서 뛰다 테임즈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며 “처음엔 타박상인 줄 알고 일어나려 했는데 무릎에 힘이 안 들어가더라. 병원을 가면서도 ‘제발 타박상이어야 되는데’라고 기도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데뷔 11년차, 이적 후에도 2군 생활이 길어지는 등 힘든 시간을 겪은 뒤 비로소 얻은 주전 자리였다. 내야안타 1개를 쳐서라도 빨리 슬럼프에서 탈출하고 싶었지만, 무리한 결과는 부상이었다.

그에게도 큰 교훈이 됐다. 사실 최승준은 과거 포수로 뛸 때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무릎을 다친 적이 있었기에 ‘제발 인대만은…’이라며 기도를 했다. “낙법을 배워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며 웃은 그는 “그래도 다행히 수술을 피했다. 다치고 3주 뒤에 처음 근력운동을 하는데 근육이 다 빠져서 처음부터 하려니까 정말 힘들었다. 왼쪽 무릎 수술을 해봐서 더욱 신경이 쓰였고,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마음이 급했지만, 그때마다 그를 잡아준 건 SK 재활코치들이었다. 최승준은 “마음이 정말 급했다. 그런데 재활코치님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면서 도와주셨다. 그렇게 스케줄을 따라 하다보니 오히려 빨리 좋아졌다”며 미소 지었다.

SK 경기는 꼼꼼히 챙겨봤다. 복귀하기까지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는 “경기를 보며 아쉬움을 달랬던 것 같다. 그래도 같이 하지 못해서 미안했다. 팀이 중요할 때 왔으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애 첫 20홈런까지도 1개만 남았다. 조기 복귀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최승준은 “솔직히 다쳤을 땐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고 봤기에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팀이 더 중요한 상황이니 그게 먼저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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