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푸더 박태하 감독. 스포츠동아DB
유소년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추진
“항상 기초를 강조한다. 내가 없어도 축구는 계속돼야 하니까….”
중국 슈퍼리그(1부) 옌볜 푸더 박태하(48) 감독은 틈날 때마다 현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에게 ‘기본’을 언급한다. 좋은 전략과 전술, 상대 분석은 나중의 문제다. 자신부터 갈고 닦아야 롱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오랜 지론이다. 철저한 몸 관리와 인성을 중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갑리그(2부) 챔피언 자격으로 올 시즌 슈퍼리그로 승격했지만, 옌볜은 가장 유력한 꼴찌 및 강등 후보로 거론됐다.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직 정규리그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강등권(15~16위)과의 격차를 최소 2경기 이상으로 벌려놓으면서 “10승 이상의 성적으로 10위권 진입에 도전하겠다”던 포부를 거의 실현해가고 있다.
부임 2년차의 박 감독은 “이곳의 뿌리를 다져놓고 싶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 자신은 언젠가 떠나야 할 사람이지만, 당장의 성적과 선수단 보강에만 연연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실을 다져야 옌볜이 향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지 않는, 꾸준한 힘을 지닌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좋은 선수들이 화수분처럼 성장해야 하고, 이를 키워줄 훌륭한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클럽하우스와 유기적인 유소년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은 그 기초다.
구단은 ‘지금의 성적에 조급해하지 말고, 근심하지 말라. 오늘도 중요하지만 내일은 더욱 중요하다’는 박 감독의 뜻을 이해했다. 지난해 세운 계획을 토대로 ‘기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변 지역 800여명의 축구 유망주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19세 이하·17세 이하 팀에 4명의 한국인 지도자들을 초청했다. 조만간 골키퍼 전문코치도 보강할 계획이다. 옌볜 박성웅 단장은 “하루아침에 꽃을 피울 순 없다. 고맙게도 (박태하) 감독께서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꾸준한 축구로 사랑받는 팀이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