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에서 9-2로 승리하며 1995년 이후 21년 만에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 선수들이 우승 확정 직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베스트 스타트와 라스트 스퍼트로 물음표를 지우다!
두산의 우승은 물음표를 지워가는 과정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우승을 부담이 아니라 자신감의 원천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두산의 일본 미야자키 캠프를 동행 취재했을 때만 하더라도 외국인투수 보우덴과 타자 에반스는 수준 이하처럼 비쳤다. 김재환과 오재일은 백업선수였다. 박건우가 볼티모어로 떠난 김현수의 공백을 수비로라도 메웠으면 했다. 믿는 것은 니퍼트~유희관~보우덴~장원준이라는 빅4선발이 주는 심리적 지지였다.
불확실성 속에서 4월1일 대구로 내려가 개막에 돌입했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개막전 승리라는 좋은 신호를 줬다. 삼성전 1승1패에 이어 난적 NC에 2승1패를 거뒀고, 다크호스 넥센에 1승1무1패를 거뒀다. 그리고 한화전 3연승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타더니 7연승으로 치고 나갔다. 704일만의 7연승. 4월에 17승(6패1무)을 거둬 대세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5월5일부터 8일까지 4연패에 빠졌으나 10일 SK전 11-7 승리로 20승을 선점하더니, 5월13일 넥센전부터 21일 롯데전까지 다시 8연승을 달렸다. 2867일만의 8연승.
7할대 승률이 나오면서 두산의 시즌 100승 예상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6월, 16승(9패)으로 숨고르기를 하더니 7월, 9승12패까지 밀렸다. 견고했던 두산 대세론은 흔들렸다. 7월27~7월30일, 8월3~8월6일 4연패에 거듭 빠졌다. 8월6일 패배 직후 NC에 승률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7일 롯데전 승리로 1위를 탈환한 뒤 거침이 없었다. 8월11일 삼성전부터 20일 NC전까지 9연승이 나왔다. 2956일만의 9연승. 놀랍게도 두산은 9월13일부터 다시 9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4월 스타트부터 9월 스퍼트까지 완벽에 가까웠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지금 우리는 KBO리그 역대 최강팀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이제 두산은 이길 때마다 기록이고 역사다. 10승부터 90승까지 모조리 첫 번째로 도달했다. 91승은 2000년 현대와 동률이 되고, 92승이면 신기록이다. 22일 장원준의 선발승 달성으로 선발투수 4명(니퍼트~보우덴~유희관~장원준)의 15승 달성이라는 초유의 기록까지 완성했다. 니퍼트(21승)와 보우덴(17승)의 38승은 단일시즌 외국인투수 최다승 기록이다. 두산 선발진은 90승 중 74승을 해냈다. KBO리그 역대 1위 기록이 된다. KBO리그의 가장 높은 산은 두산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