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강희 감독-서울 황선홍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서울 원정숙소도 바꿔 분위기 전환
물러설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혈투가 임박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양강 전북현대와 FC서울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놓고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1차전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2차전은 다음달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열린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클래식 등 국내무대와는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서울 황선홍 감독이 “전북 원정에서 득점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힌 이유다.
그라운드 전쟁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장외 대결은 이미 시작됐다. 경기 전날 진행되는 기자회견(감독·선수 1명 참석)과 최종 풀 트레이닝(15분 공개) 등의 개최시간을 놓고 양 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AFC가 개괄적인 타임테이블을 사전에 요구했을 때,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기자회견은 27일 오후 3시, 팀 훈련은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오후 4시30분부터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원정팀에는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 오후 4시 훈련을 제안했다. 물론(?) 서울은 이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오후 4시20분 기자회견, 오후 5시 훈련을 희망했다. 이에 전북은 자신들의 훈련과 황 감독의 기자회견이 장소는 달라도 시간대가 겹쳐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말까지도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AFC가 중재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됐다.
일종의 기 싸움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서울은 숙소까지 바꾸기로 했다. 전북과의 원정경기 때면 대개 서울은 (포항 스틸러스 시절 황 감독도 찾은) 전주 시내의 고급 호텔을 선수단 숙소로 사용했는데,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군산의 호텔을 예약했다. 분위기 전환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올 시즌 클래식에서 서울은 전북에 3전패를 당했다. 황 감독은 24일 전북과 성남FC가 격돌한 전주를 직접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