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채 라이트 변신? 김세진 감독의 고민

입력 2016-09-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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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송희채. 스포츠동아DB

“(송)희채가 라이트로 갈 수도 있습니다.”

2016 청주-KOVO컵 배구대회가 열린 25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만난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말에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선발제도가 종전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되면서 아예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비단 김 감독뿐만 아니라 남녀부 13개 구단 사령탑 모두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다.

OK저축은행의 2년 연속(2014~2015·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에는 외국인선수 로버트 랜디 시몬의 공이 컸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선발제도가 바뀌면서 그와 결별해야 했다. 애초 왼손잡이 정통 공격수인 쿠바 출신 롤란도 세페다를 지명했다. 그러나 그가 핀란드에서 열린 월드리그에 참가하던 중 성폭행 혐의에 연루되는 바람에 계약을 해지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몬테네그로 출신 마르코 보이치를 영입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보이치는 수준급 공격수다. 그러나 시몬과 같은 폭발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 또 김 감독은 보이치가 레프트 포지션에서 공격하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송희채의 라이트 전환을 고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보이치)가 한방 승부가 안 되니 수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며 “정규시즌에는 희채가 라이트로 갈 수도 있다. 보이치가 더 잘할 수 있는 레프트 포지션에서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비도 생각보다 괜찮다. 리시브도 잘되면 희채를 라이트로 기용할 수 있다. 희채가 좀 더 빨리, 많이 움직여야 한다. 희채가 부담을 가질 수 있지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철저히 분업화된 배구를 할 수 있었는데, 조금 복잡해졌다”고 했다.

송희채는 이날 조별리그(B조) 2차전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도 라이트에서 공격에 가담했다. 성적은 8득점(1서브) 공격성공률 46.66%. 초반부터 리듬을 찾지 못하다 보니 완벽한 기량을 펼치진 못했다. 김 감독은 “초반에 흔들렸지만, 3세트부터 조금씩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청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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