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허경민-에반스-김재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무대, 한국시리즈(KS)에서도 징크스는 예외가 없다.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거둔 뒤 KS에 임한 두산 선수들은 경기 전 각자의 징크스를 이행하며 쾌조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KS에서도 맹타를 휘두른 허경민은 옷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수다. 2일 KS 3차전을 앞두고 만난 허경민은 “특정 사복을 입고 경기장에 출근한 뒤 게임이 잘 풀리면 페이스가 떨어질 때까지 그 옷만을 입는다”며 자신만의 징크스를 전했다.
음식에서 징크스를 찾는 선수들도 있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경기 전에 꼭 커피를 마시고, 사우나를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출신의 선수지만 징크스에선 동양적인 냄새가 물씬 풍겼다. 올 KS에서 대주자로 생애 첫 가을야구를 만끽한 류지혁은 “경기 전에 커피를 먹는 것은 물론이고, 그라운드에 나갈 때 항상 껌을 씹는다”고 전했다.
4번타자도 징크스에선 예외가 없었다. 김재환은 “특별한 징크스는 없다”면서도 “음식은 조금 신경 쓰는 편이다. 경기 전에 김치찌개를 먹고 방망이가 잘 맞으면 그 뒤에도 계속 같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선수가 징크스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두산 주장 김재호와 중심타자 오재일은 징크스가 따로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