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저주’ 풀어낸 시카고 컵스, 과정도 극적이었다

입력 2016-11-03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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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 클리블랜드.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풀고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컵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로써 컵스는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07~1908년 연속 우승 이후 무려 108년 만에 3번째 월드시리즈 패권을 거머쥐며 기쁨을 누렸다.

4차전까지 1승3패를 기록하며 벼랑에 몰렸던 컵스는 5~7차전을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승3패로 몰린 상황에서 역전 우승을 거둔 역대 4번째 팀이 됐다.

극적인 승리로 감동이 배가됐다. 컵스는 1-1로 맞선 4회초 1사 1·3루에서 애디슨 러셀의 희생플라이와 윌슨 콘트레라스의 2루타, 5회초 하비에르 바에즈의 중월 1점홈런과 앤서니 리조의 우전적시타로 5-1까지 달아났다. 5회말 2사 2·3루에서 존 레스터의 폭투로 주자 2명을 모두 들여보내 위기에 몰렸지만, 6회초 데이비드 로스의 1점홈런으로 응수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믿었던 아롤디스 채프먼이 8회말 2사 1루에서 브랜든 가이어에게 2루타,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좌월 2점홈런을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해 분위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양 팀 모두 9회까지 추가득점에 실패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컵스는 10회초 1사 1·2루에서 벤 조브리스트의 좌익선상 2루타로 7-6을 만들었고, 이어진 만루 기회에선 미겔 몬테로의 좌전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0회말 2사 2루에서 데이비스에게 중전적시타를 허용해 1점 차까지 쫓겼지만, 바뀐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가 마이클 마르테니즈를 3루수 땅볼로 잡고 경기를 매조졌다. ‘염소의 저주’가 깨진 순간이었다.

컵스는 1945년 ‘염소의 저주’에 걸린 이후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1945년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 홈구장 리글리필드를 찾은 관중 샘 지아니스가 머피라는 이름의 염소를 데리고 왔다가 입장을 거부당했는데, “다시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은 것이 유래다. 결국 71년 만에 진출한 월드시리즈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팀을 괴롭히던 저주를 풀었다.

68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클리블랜드는 다 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3승1패 후 5~7차전을 내리 내주며 눈물을 삼켰다. 현재 팀의 로고로 인해 생긴 ‘와후 추장의 저주’도 풀지 못했다. 이전까지 마지막 월드시리즈 무대였던 1997년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와 7차전에서 패한 뒤 19년 만에 재도전에 나섰지만, 또 7차전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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