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감독은 대표적인 ‘덧셈의 철학’을 가진 지도자다. 인품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끌어 모은다. ‘인화(人和)’는 곧 김인식 야구의 에센스다. 김 감독 밑에 특급선수들이 기꺼이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상 김 감독 야구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될 2017년 WBC 대표팀 구성은 험난하기만 하다. 인재가 모이기는커녕, 빠져나가기만 하고 있다. 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의도가 아니다. 예기치 않은 외부 변수들이라서 더 난감하다.
김 감독이 내심 뽑고 싶어 했던 마무리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해외 도박 징계 탓에 시작부터 낙마했다. 또 다른 우완 마무리후보 이용찬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원래 정상적인 몸이 아니었다. 2일에는 내야수 강정호(피츠버그)의 음주 뺑소니 혐의라는 대형 돌발악재마저 터졌다.
그리고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인 선발진에서도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 김광현(28·SK)의 팔꿈치 통증이 단기간에 치유가 어렵다는 시그널이 계속 날아들고 있다.
김광현이 해외진출을 단념하고, SK 잔류를 선택해 몸만 괜찮다면 대표팀은 천군만마다. 그러나 SK에서는 김광현의 WBC 대표팀 참가가 거의 어렵다고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2일 “국내 병원 검진 결과, 수술 판정이 이미 났다. 마지막 조치로 일본 병원에 보낼 계획이다. 여기서도 수술 소견이 나오면 WBC 참가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광현의 WBC 불참을 예견한 발언이다.
설령 김광현이 일본 병원에서 ‘재활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아도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재활 과정 역시 지단한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수술과 재활 어느 쪽이든 (몸 상태를 3월에 맞추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WBC 대표팀 내부적으로도 김광현의 불참을 각오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김 감독은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아니라 ‘최강의 대표팀으로 최고 성적’을 목표로 잡고 WBC에 출정하는 방향성을 드러낸지라 상황이 더 엄혹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