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여기는 오사카] 긴 시즌 마친 최강희 감독 “나도, 팀도 많이 성장했다”

입력 2016-1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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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는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5위를 차지한 것을 끝으로 기나긴 한 해를 마감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나도, 팀도 많이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스포츠동아DB

“전북, 클럽월드컵서 10년간의 성장 확인
강원·서울, 전력수급 활발…긍정적 자극
‘아시아 챔피언’ 기존 전력 지키는 데 초점”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의 기나긴 시즌이 끝났다. 14일 일본 오사카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의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5·6위 결정전은 1월 4일 소집 이후 쉼 없이 달려온 녹색전사들의 올해 마지막 경기였다. 2006년에 이어 통산 2번째 ‘아시아 챔피언’ 등극의 꿈을 이뤘고, 오랜만에 출전한 클럽월드컵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전북 최강희(57) 감독의 소회는 담백하면서도 분명했다. “나도, 팀도 많이 성장했다.” 촉박한 대회기간과 빡빡한 일정 속에 잠시 짬을 내 주고받은 그의 이야기를 키워드로 풀어봤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아시아&세계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처음 클럽월드컵에 나갔다. 촌놈이 얼떨결에 출전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보고 돌아온 시간이었다. (올해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4강에서) 만나는 것도 중요했지만, 우리 자신이 얼마나 커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모두가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전북은 확실히 성장했다. 2008년을 기점으로 팀을 착실히 키우고 내실을 다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2010년부터 7년 연속 아시아 각국 최고팀들만 초대받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 물론 내년에도 다시 도전한다. 전북은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둬온 단단한 팀이다. 그런데 최 감독은 내년을 걱정한다. 2015년 우승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올해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상황을 되새긴다. 이는 많은 사실을 담고 있다. 클럽월드컵은 각 대륙 챔피언에게 큰 명예이자, 많은 상금을 보장하는 대회지만 허술하게 준비하고 안주하면 낭패를 볼 수 있음을 일깨워줬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 이적시장

“강원FC가 공격적으로 전력수급을 하고 있다. 반갑다. 수년간 우리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부담스러웠다. (강원은) 목표를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잡았다. 그게 옳다. 도·시민구단들도 목표를 크게 가질 필요가 있다. 6강 이상을 노리는 게 당연하다. FC서울처럼 여전히 보강에 적극적인 팀들도 있다. 긍정적 자극이다.”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모두가 전북을 주목했다. 일단 전북이 움직여야 돈이 돌고 조금이나마 제2의 시장이 활성화되는 기류였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다르다. 겨울이적시장 초반부를 ‘승격팀’ 강원이 주도하고 있다. 좋은 전력을 보유한 강팀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을 의미한다. 서로 견제하고, 라이벌 구도가 늘어나면 수년째 위축되어온 축구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전북은 김보경(27), 김신욱(28) 등을 동시에 영입한 지난 겨울처럼 많은 돈을 쏟아 붓지는 않을 방침이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방어&수성

“대대적 영입 계획은 없다. 기존 전력을 최대한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화는 일부 불가피하지만, 최대한 틀을 유지한다는 생각이다.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며 큰 방향을 잡았다. 물론 고민도 있다. 부상자와 병역, 이탈 등에 대한 대비도 세워야 한다.”

2017시즌의 목표는 ‘아시아 타이틀’ 유지다. ‘검증된’ 현재 자원들을 제대로 지켜도 얼마간 성과를 낼 수 있다. 신형민(30), 김형일(32), 조성환(35) 등 베테랑들과는 계속 함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김창수(31)-이종호(24)-최규백(22)을 울산현대에 내주는 대신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이재성(28)-이용(30)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클럽월드컵 기간 중 데포르티보, 에스파뇰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클럽들의 관심을 산 미드필더 이재성(24)의 해외 진출을 최 감독은 이미 보장했다. “좋은 오퍼만 있다면 떠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로페즈(26)는 부상으로 내년 시즌 전반기를 뛸 수 없다. 꾸준히 중동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레오나르도(30)의 거취도 불분명하다. 김보경(27) 역시 중동의 타깃이다. 한교원(26)은 대체복무를 통한 병역 해결을 위해 전열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측면이 강했던 전북의 취약 포지션이 아이러니하게도 측면이 됐다. 외국인선수 단기임대 등으로 공백을 채운다는 복안인데, 결과는 모른다. 내년 1월 재소집까지 바삐 움직여야 한다.

남장현 스포츠1부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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