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로 추정한 2017시즌, 두산-KIA 경합?

입력 2016-12-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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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김재환-박건우-KIA 헥터-양현종-나지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어쩌면 통계는 가장 교묘한 거짓말일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데이터를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바닥에 자리한 합리성 때문이다. 과거의 통계가 미래를 예측하는 하나의 도구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 가치를 측정하는 핵심 근거는 결국 과거의 성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2017시즌 KBO리그의 판세는 ‘두산 대 KIA’의 구도로 일단 그릴 수가 있을 듯하다. 2016시즌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WAR에 근거했을 때, 할 수 있는 얘기다.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가 산출한 2016년 WAR에 따르면 두산은 가장 분포도가 이상적이다. 일단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니퍼트가 5.15의 WAR를 자랑한다. KBO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투수의 공을 받는 포수 쪽에서도 양의지의 WAR가 4.73이다. 롯데 포수 강민호보다 불과 0.01 모자라다. KBO리그 포수 중 최상급임에 틀림없다. 여기다 외야라인의 김재환(6.70)과 박건우(5.80)는 KBO리그 타자 WAR 순위에서 전체 톱5 안에 들어간다. 국가대표 외야수인 한화 이용규의 WAR가 4.64인 것을 고려하면 두산 외야진의 파워를 한층 실감할 수 있다. 야구에서 등뼈라 불리는 센터라인에서 두산은 막강한 것이다. 2루수 오재원과 유격수 김재호 역시 수비에서 안정감을 준다. 두산은 니퍼트 재계약이 완료되면 2016시즌 압도적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2017년을 준비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KS) 3연패를 목표로 왕조건설을 꿈꾸는 두산이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인 결정적 요인이다.

이를 저지할 대항만 1순위로 꼽히는 팀이 WAR로 따지면 KIA가 된다. KIA는 2016시즌 투수 WAR 전체 1위인 헥터(6.91)와 전체 5위인 양현종(5.00)을 2017년에도 보유한다. 새 외국인투수 팻 딘까지 제몫을 해주면 두산, LG에 밀리지 않는 선발진을 꾸린다.

타선 역시 프리에이전트(FA) 타자 최대어였던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원에 영입해 상징적 보강을 이뤘다. 최형우는 2016년 WAR 전체 1위(7.55) 선수다. 여기에 팀 WAR 1위(5.54)였던 나지완까지 4년 40억원에 FA 잔류계약을 끌어냈다. KIA 나머지 타자들이 최형우 후광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이러면 시너지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야구의 진리는 ‘야구는 모른다’는 것이다. 2016시즌 성적이 꼭 그 이듬해에 실현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2017시즌 개막까지 기대치를 얻기에는 충분한 두 팀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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