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뷰티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 시장의 지속 성장세와 패션과의 연결성이 주요 이유다. 제이에스티나는 뷰티 1호점을 열어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하고, ‘여자에게 가장 빛나는 주얼리는 피부’ 콘셉트 모델로 고아라를 발탁했다. 사진제공 | 제이에스티나
기존 패션 브랜드 경쟁력, 뷰티에 접목
패션업계가 화장품과 사랑에 빠졌다. 세컨드 브랜드로 화장품 라인을 론칭하는가 하면, 심지어 화장품 제조에 직접 나서며 뷰티 시장에 적극 뛰어든 모습이다.
우선 패션 터줏대감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LF는 지난해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불리1803’을 론칭한 데 이어, 최근 프랑스 스킨케어 브랜드 ‘그라네파스텔’을 내놓았다. 프랑스 남서 지방 툴루즈에서 자라는 ‘치유의 식물’ 파스텔에서 시작된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다. LF몰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랜드가 한국콜마와 맞손을 잡고 ‘더데이걸 뷰티’를 론칭한 것도 넒은 의미에서 같은 맥락이다. 7∼14세 소녀들을 위한 여아용 화장품으로, 스킨·로션 등 기초 제품부터 선팩트·틴트 등 천연 색소를 넣은 색조 제품까지 총 40여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 가능한 상품들로 매장을 구성한 ‘메가숍’을 오픈하면서 뷰티 제품까지 포함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제이에스티나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내달 초 서울 가로수길에 제이에스티나 뷰티 1호점을 열고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 글로벌 토탈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 성장동력으로 화장품을 선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으로, 주얼리를 근간으로 한 브랜드 정체성을 살려 ‘주얼 코스메틱’을 내세웠다. ‘여자에게 가장 빛나는 주얼리는 피부’가 주요 콘셉트. 모델로 고아라를 발탁했는데, 그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더해져 주얼 코스메틱 화장품에 대한 차별화된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제조에 직접 나선 케이스다. 지난해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업체인 인터코스그룹과 맞손을 잡고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경기도 오산시에 제조공장을 완공해 화장품 제조를 시작했다. 그간 ‘비디비치’ ‘라페르바’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뷰티 브랜드를 인수하며 화장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왔고, 향후 신세계백화점 뷰티 유통채널 ‘시코르’와 연계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향후 큰 그림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 목소리다.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에 가세하는 이유는 패션사업이 불황과 저성장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K-뷰티를 위시한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됨에 기인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는 트렌드가 비슷하고 소비층이 겹치는 등 연관성이 있다”며 “기존 패션 브랜드가 지닌 정체성과 경쟁력을 화장품 브랜드에 접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