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고)우석이, 신발끈 풀고 다니지 말라고 했지.”
LG-한화의 시즌 2번째 맞대결이 벌어진 1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LG 양상문 감독(56)이 덕아웃으로 들어온 신인 투수 고우석(19)을 불러 세웠다. 고우석의 운동화 끈이 풀려있는 것을 보고 쓴소리를 한 것이다. “어서 신발끈 묶으라”는 양 감독의 지시에 고우석은 쏜살같이 라커룸으로 향했다.
양 감독이 쓴소리를 한 이유는 아끼는 제자의 부상을 우려해서다. 신발끈을 발에 맞게 조이지 않을 경우 자칫하면 발목을 다칠 수 있다. 미관상의 문제보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고우석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양 감독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그는 “작은 몸관리 하나가 매우 중요하다. 저런 모습(신발끈을 풀고 다니는 등)이 보이면 야단을 친다”며 “자칫하면 발목이 돌아갈 수 있다. 보기에 안 좋은 것이 아니라 부상의 위험이 있어서 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고우석은 고교 시절 왼쪽 무릎 수술 경력이 있어 하체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고우석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기대주다. 1군 첫 등판인 4월16일 잠실 kt전에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앞세워 데뷔 첫 홀드(1이닝 1실점)를 따내기도 했다. 이에 양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투구를 했다. 나도 좀 놀랐다”고 칭찬하며 제자의 기를 살려줬다. 고우석이 혹여 기죽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취재진 앞에서 쓴소리를 한 이유도 그만큼 아끼는 선수여서다. 잠시 후 다시 그라운드로 향하던 고우석의 신발끈은 발에 맞게 꽉 조여져 있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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