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브리검.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기대를 키우기에는 충분한 투구였다. 이날 브리검은 5이닝 동안 81구를 던지며 2안타 4볼넷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4회까지 3차례나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넥센 브리검.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구위 OK, 땅볼 유도 문제없다
장단점은 확연했다. 기본적으로 최고구속 149㎞의 빠른 공(32개)과 투심패스트볼(30개·최고 147㎞)은 공 끝의 움직임이 좋았다. 이날 잡아낸 아웃카운트 15개 중 8개가 땅볼이었는데, 모두 빠른 공(5개)과 투심(3개)으로 잡아낸 것이다. 반대로 슬라이더(13개), 커브(5개), 스플리터(1개)의 변화구는 빠른 공과 투심만큼 위력적이진 않았다. 슬라이더 13개 중 스트라이크는 4개에 불과했다.
● 느린 슬라이드 스텝 개선이 관건
슬라이드 스텝(퀵모션)이 문제였다. 이는 주자의 도루를 막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다. 찰나의 순간에 아웃과 세이프가 갈리므로 퀵모션 0.1초차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넥센 전력분석팀에 따르면, 이날 브리검의 퀵모션은 주자 1루시 1.34~1.54초, 2루시 1.65~1.73초로 느렸다. 3회 한 차례 도루저지에 성공했는데, 1루 주자는 발이 빠르지 않은 차일목이었다. ‘뛰는 야구’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느린 퀵모션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브리검은 “투심으로 땅볼 유도가 잘됐다. 매 경기 다양한 구종을 결정구로 활용하려 한다. 좋은 승부를 하기 위해선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 항상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투구였다”며 “공의 움직임과 경기운영 능력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