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공연 프로듀서인 김수로가 세계 무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담담하고도 자신있게 답했다.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8가길 TOM 1관에서 열린 뮤지컬 ‘인터뷰’ 프레스콜에서는 김수로 총괄프로듀서,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작/음악감독, 배우 이건명,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 김재범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인터뷰’는 살아남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한 소년이 10년 후 죄책감으로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르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추리작가 유진 킴 역에는 이건명, 민영기,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이 연기하며 싱클레어 고든 역에는 이지훈,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고은성이 추연하다. 조안 시니어 역은 민경아, 김다혜, 김주연, 임소윤이 맡았다.
지난해 5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트라이아웃 개념으로 공연을 올린 ‘인터뷰’는 국내 초연, 일본 교토, 도쿄, 미국 뉴욕 등 도시에도 개막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수로 총괄프로듀서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몰입도가 강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세계 무대도 사로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을 선보이자고 결심했다”라고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밝혔다.
미국 뉴욕에서 위안부 소재를 다룬 뮤지컬 ‘컴포트 우먼’의 김현준 연출가와 ‘그린 카드’에 이어 ‘인터뷰’도 함께 올린 김수로는 현지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평단과 현지의 반응은 좋았다. 교포 분들보다 현지 분들이 더 관심을 보였다. 처음에는 교포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현지 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시는 게 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는 가족 중심의 뮤지컬이 사랑 받기 때문에 ‘인터뷰’는 뜨겁게 사랑 받을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몰입도, 예술성으로 밀어붙였다”라며 “첫 단계 치고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고 이 작품이 다루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로비에서 토론을 벌이시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수로는 앞으로도 세계 여러 도시에 한국 작품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영화와 같은 다른 문화 업계보다 여유롭지 재정 상황이라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는 조금씩 노하우를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에 이어 영국 웨스트엔드에 작품을 올리고 싶다. 반드시 해낼 거다. 죽었다 깨어나도 할 것이다. 하지만 조바심과 조급함으로 하기 보다 어떤 방법으로 콘텐츠를 가져가야 하는지 더 심사숙고 할 것이다. 공연 제작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창작컴퍼니다
올해 국내에서 올리는 ‘인터뷰’는 크고 작은 변화가 있다. 김수로는 “전진을 위한 퇴보라고 생각해 결말이 조금 바뀌었다. 안주하지 않기 위함이었다”라며 “바뀐 부분에 대해 관객들이 실망을 할 수도 있지만 멈추지 않고 발전시키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라고 말했다.
추정화 연출은 이에 대해 “주제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피해자의 입장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변론하고자 했다. 새로 들어온 박건형이 처음 이것을 제안했다. 그 이유는 과거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을 피해자 가족과 함께 봤는데 눈물을 흘리시며 보셨다는 말을 하시더라. 그 말에 배우들과 의논해 결말을 바꿨다”라며 “이번 작품으로 가족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동 폭력이 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건형은 “김수로 프로듀서를 비롯해 제작진을 괴롭혀서 정말 죄송하다. 쉽지 않은 결정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멋지다는 생각까지 했다”라며 “이번 공연은 ‘싱클레어’도 5명이고 ‘유진 킴’도 5명이라 서로에 대해 관찰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새벽까지 연습을 한 지도 모르고 많은 연습을 했다. 쌓아놨던 시간들이 무대 위에서 재연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함께 ‘유진 킴’을 맡았던 강필석도 “박건형 형님과 열띤 토론을 하며 극에 대해 논이를 많이 했다. 정말 뜨겁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인터뷰’는 6월 1일부터 대학로 TOM1관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