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오타니에 도전장·투타겸업 신인 탄생

입력 2017-09-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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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겸업이 가능한 강백호. 스포츠동아DB

투타겸업이 가능한 강백호. 스포츠동아DB

KBO리그가 타자와 투수를 함께 하는 대형 슈퍼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kt는 1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신인드래프트(2차지명)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서울고 강백호(18)를 지명했다.

고교무대에서 포수와 투수를 겸한 강백호는 중학교 때 전학으로 1차 지명대상자가 되지 못했지만 타격 능력은 올해 지명대상자 964명 중 첫 손가락에 꼽혔다. 특히 투수로도 시속 150㎞의 묵직한 공을 던져 프로에서 어떤 포지션을 맡을지 관심이 컸다.

1라운드 1순위로 강백호를 뽑은 kt의 방향은 분명했다. 타자와 투수 겸업이다.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은 “타자와 투수로 함께 키우자는 계획으로 지명했다”는 구단의 방침을 명확히했다. 이어 “팀 전력상 투수 보강이 필요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로 대형 선수를 키워보자고 뜻을 모았다. 현장과도 소통을 마쳤다. 강백호는 타자로 이미 프로 정상급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배팅 스피드를 갖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다. 타자로는 즉시 전력감이다”고 평가했다.

투수 경업을 선택한 배경은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다. 강백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던 이유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연상될 만큼 공 끝이 묵직하다. 노 팀장은 “투수로 고교무대에서 꾸준히 150㎞를 던지는 투수는 쉽게 만날 수 없다. 프로에서 당장 불펜으로 투입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강백호. 사진제공|WBSC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강백호. 사진제공|WBSC


그러나 타자와 투수를 겸하는 만큼 포수 포지션은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노 팀장은 “현장 감독의 결정, 선수 본인의 의견이 종합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외야수로 뛰면서 투수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kt 김진욱 감독도 이미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내가 스카우트라면 강백호를 뽑겠다”며 “타자와 투수 다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강백호도 제28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기회가 있다면 열심히 치고, 공도 씩씩하게 던져보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강백호는 고교통산 타자로 타율 0.407·10홈런·108타점, 투수로는 8승2패 방어율 1.90을 기록 중이다.

한국야구는 그동안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오타니 신드롬’을 지켜봤다.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며 일본프로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강백호는 투수로는 출장 자체가 적어 오타니 만큼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타격 능력은 고교시절만 비교하면 파워 면에서 오히려 오타니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강백호가 중심타선에서 활약한 청소년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선더베이 포트아서 경기장에서 열린 제28회 세계청소년(18세 이하)야구선수권대회 미국과 결승에서 0-8로 패했다. 한국은 강력한 미국 투수전력에 밀려 4안타에 그쳤지만 강백호는 자신의 프로 유니폼이 결정되는 날 홀로 2루타 2개를 기록하며 분전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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