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차남’ 김갑수 환장어록 BEST5…‘국민 욕받이’ 등극

입력 2017-09-15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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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차남’ 김갑수 환장어록 BEST5…‘국민 욕받이’ 등극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극본 박현주 연출 주성우, 이하 ‘밥차남’)의 김갑수(이신모 역)가 방송 4회만에 ‘국민 욕받이’에 등극했다. 매회 대한민국 모든 아내들과 딸들의 분노지수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막말들을 쏟아내며 전국 부녀회의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다.

특히 김갑수의 막말에는 진정한 의미의 ‘킬링파트’가 있다. 여성 시청자로 하여금 기시감을 느끼게 만드는 ‘리얼리티’가 바로 그것. 따라서 김갑수의 대사에 생생하게 깃들어있는 가부장 남편, 아빠의 그림자를 발견한 시청자들은 이를 씹고 뜯고 욕하면서 현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김미숙(홍영혜 의)의 졸혼 선언을 쌍수 들고 반기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밥차남’ 1회부터 4회를 종합해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김갑수의 ‘환장어록’ BEST 5를 꼽아보았다.


● 1부 : 그쳐! 아빤 질질 짜는 바보 딸 둔 적 없어! 다시는 아빠 창피하게 하지 마!

어린 시절 수영선수였던 루리(최유리 분)가 대회에서 꼴찌를 하자 신모가 하는 말. 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않고 자신의 기준치에 맞춰 재단하려고 하는 고압적인 신모의 모습은 첫 회부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겼다. 더욱이 어린 딸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신모의 잔인함은 ‘국민 욕받이’의 탄생을 예감하게 했다.


● 2부 : 맨날 냉장고 탓만 하지 말고 우리 엄마한테 물어서 열무김치랑 동치미 좀 제대로 담가! 어떻게 집에서 놀고 먹으면서 김치 하나 내 입에 못 맞춰!

신모는 영혜에게 불순한(?) 의도로 냉장고를 선물하며 하는 말. 시어머니와의 비교행위는 모든 아내들의 아킬레스건. 이를 정통으로 후려치는 신모의 발언은 시청자들의 혈압을 치솟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 대사를 통해 드러난 신모의 가부장적 사고관, 즉 ‘아내는 집에서 놀고 먹는 존재’, ‘집안일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신모의 구시대적 발상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였다.


● 2부 : 여자가 늙으면 뱃살하고 얼굴만 두꺼워진다더니 당신이 작부야? 천박하게 시리!

신모가 영혜와의 잠자리를 거부하면서 던지는 모욕적인 발언.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것이 결혼의 본질일 터. 그러나 아내에게 성적수치심과 인격적수치심을 동시에 안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신모의 언행은 그야말로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에 시청자들이 ‘영혜가 하루빨리 졸혼 했으면 좋겠다’며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을 정도.


● 3부 : 남잔 아무리 늙어도 돈 좀 있으면 같이 살겠단 여자 한 줄로 서! 너 낼 모레면 환갑인데 생리도 끝난 널 누가 여자로 쳐주기나 한대? 난 아직 남자, 넌 그냥 사람, 중성!

영혜가 신모의 회유를 거부하고 졸혼 의지를 꺾지 않자, 신모가 비아냥대면서 하는 말. 이팔청춘이든 환갑이 넘었든 ‘여자’는 죽을 때까지 ‘여자’로서 아름답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신모는 영혜의 여성성을 처절하게 짓밟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한 이 같은 말이 와이프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알면서도, 일부러 가슴에 소금을 뿌린 것은 시청자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지점. 동시에 ‘여자는 돈 많은 남자면 줄을 선다’는 여성비하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울화통을 터뜨렸다.


● 4부 : 대신 넌 평생 내 곁에서 속죄해야 돼!

영혜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신모를 안쓰럽게 생각하자, 신모가 졸혼을 무를 찬스라고 생각하고 던진 말. 뇌졸중으로 안면마비가 와 입이 돌아간 상황에서도 신모는 고압적인 언사를 끊이지 않고 쏟아냈다. 뇌졸중에 걸린 것이 영혜의 졸혼 선언 때문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속죄를 해야 한다는 것. 나아가 신모는 영혜에게 춥다고 앙탈을 부리면서 동정심 자극 작전을 펼쳤는데, 온갖 폭언을 쏟아낼 때는 언제고 아내의 케어가 아쉬워지자 어린양을 부리는 가증스러운 모습이 얄미움을 한층 배가시켰다.

이런 신모의 폭언 마일리지가 적립되어 갈 때마다 신모-영혜 부부의 졸혼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영혜가 언제쯤 신모의 손아귀로부터 완벽히 독립을 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증이 높아지는 동시에, 신모가 영혜에게 버림받고 스스로 ‘밥상 차리는 남자’가 될 날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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