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임창용이 7회말 2사 만루 때 SK 3번타자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복잡한 머릿속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팀 성적이다. 1위이긴 해도 위태롭다. 후반기 성적(22승1무23패)만 놓고 보면 전혀 돋보이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이겼어야 할 경기를 여럿 놓쳤다. 13일 인천 SK전이 그런 경기 중 하나였다. 이런 경기를 일단 져버리면 내상은 더욱 깊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정규시즌 1위 확정 매직넘버를 줄이기 위해 필사적인 KIA의 현실을 고려하면 답답함은 극심해진다.
10-5로 앞서던 경기를 7회말, 1이닝에만 10실점을 해버리고 무너졌다. 불펜 필승조가 줄줄이 무너졌다. 불펜의 불안감은 KIA를 계속 괴롭히고 있다.
어이없는 대역전 패배 직후 KIA 버스는 인천에서 부산으로 향했다. 심야의 버스 속에서 잠들지 못한 이는 김 감독만이 아니었다. 어린 선수들도 역전패의 여파가 마음을 짓누른 것이다.
13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이대진 코치가 3회말 마운드에 올라가 양현종과 김민식 배터리에게 전달사항을 전하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특히 13일 SK전은 에이스 양현종을 내고도 졌다. 14일 사직 롯데전 선발이 비게 될 상황을 각오하고 낸 카드였다. 그러나 13일 역전패로 14일 롯데전까지 비관적인 지경으로 몰렸다. 김 감독은 내심 연패까지 각오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14일 롯데전이 시작되자 선수들이 달라졌다. 1회초 공격부터 7점을 냈다.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 등판한 이민우는 6이닝 2실점으로 깜짝 선발승을 거뒀다.
15일 롯데전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참 대단하다”고 웃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1위를 지키겠다는 선수들의 집념만큼은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KIA는 15일 롯데에 3-2로 앞섰음에도 9회말 마무리 김세현이 무너져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14일의 흐름을 살리지 못하며 사직구장 무패도 끊어졌다. 2위 두산이 패배한 데 편승해 겨우 매직넘버를 9로 줄였을 뿐이다. 또 다시 고비. KIA는 이 시험대를 다시 넘어설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