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4할타자 박건우의 진화

입력 2017-09-2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무사에서 두산 박건우가 타격을 펼치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09년 두산 퓨처스 감독이었던 박종훈 한화 단장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입단한 외야수 신인 두 명에게 이런 평가를 했다. “정수빈은 당장 내일 1군 경기 백업이 가능한 유망주, 박건우는 두산 미래의 중심타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돌이켜보면 명쾌하고 깊이 있는 혜안이었다. 박 단장의 예언(?)대로 박건우(27)는 두산의 3번이자 리그 톱클래스 타자로 성장했다. 후반기 타율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4할 이상이다.

박건우는 2015년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많은 출장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확실한 주전 선수로 올라서며 풀타임으로 타율 0.335 162안타 20홈런 83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시즌 초반 타격이 극도로 부진해 풀타임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스스로 머리도 짧게 자르고 한 차례 2군으로 추락한 뒤 5월 2일 다시 1군에 돌아와 맹타를 터트리고 있다.

박건우의 후반기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24일까지 시즌 타율은 0.367(171안타)로 KIA 김선빈(0.380)에 이어 리그 2위지만 후반기 63경기 타율은 0.419(229타수 96안타)로 압도적 1위다. 홈런타자가 아니지만 후반기 4할 이상 타율로 안타를 몰아치면서 경기당 득점 생산(RC/27) 역시 14.01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전체 1위인 SK 최정의 기록 11.36과 비교하면 박건우가 후반기 얼마나 많은 득점을 생산하고 있는지 한 눈에 드러난다.

새롭게 3번에 자리를 잡은 박건우가 맹타를 이어가면서 후반기를 6위로 출발한 두산은 24일 잠실 kt전에서 승리하면서 공동 1위로 올라서는 기적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애제자 박건우의 성장에 대해 “몸이 조금 아프거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경기에 나가 열심히 뛰는 성격이다. 지금 체격을 신인 때와 비교하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운동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장타력 등 앞으로 더 큰 성장 가능성도 열려있다”며 흐뭇해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