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코미디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가 12월 개봉을 확정 짓고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되어 아시아진흥기구(넷팩 NETPAC)상을 수상하고, 카를로비바리, 프랑크푸르트,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가 드디어 12월 극장 개봉을 확정하고, 멜랑꼴리 감성이 인화된 듯한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어느 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은 시골 이발사 모씨가 마지막일지도 모를 크리스마스를 생의 클라이맥스로 만들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따뜻하고 낭만적인 흑백 영화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단편 ‘만일의 세계’로 서울독립영화제(2014) 우수작품상, 미쟝센단편영화제(2014) 심사위원특별상 등을 받으며 주목받은 신인 임대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의 희비극을 레퍼런스 삼아 엉뚱하지만 사려 깊고, 담담하지만 경쾌하며, 슬프지만 유머러스한 화법과 스타일을 101분의 러닝타임 속에 자신만의 인장처럼 오롯이 박았다. 또한 흑백영화 특유의 영상미와 담백한 스토리텔링은 물론 인디씬 최고의 블루스 뮤지션 하헌진이 영화음악을 맡아 독특한 엇박의 정서와 감흥을 자아낸다. 특히 흑백 무성영화 형식을 차용한 영화 속의 영화 ‘사제 폭탄을 삼킨 남자’의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는 매우 흥미로워 블랙코미디의 미덕을 한층 끌어올린다. 더불어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투박한 진심은 관객의 마음을 깊이 위로하고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중견배우 기주봉이 찰리 채플린을 동경한 시골 이발사 모금산으로 분해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라이징과 세밀한 연기를 펼쳤고, 신예 오정환이 아들 모스데반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모씨 부자의 영화제작을 주도하는 예원 역은 TV 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배우 고원희가 중심을 잡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크게 주목받은 배우 전여빈이 모금산과 우정을 나누는 자영으로 등장해 매력을 발산했다.
이번에 공개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티저 포스터는 주인공 이발사 모금산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혹은 무언가를 생각하며, 담배 태우는 모습을 포착한 멜랑꼴리한 감성의 흑백사진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인물 자체에 집중되기 보다는 이발소 앞의 공간과 인물이 스며든 포스터가 마치 하나의 풍경사진 혹은 풍경화처럼 보는 이의 마음에 안착한다. 영화 본편의 현장 스틸 컷을 활용했다는 후문. 더불어 시골 마을의 허름한 이발소 앞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과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알전구 장식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카피라인 ‘어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세요?’는 그 단초를 제공하며 호기심을 한층 더 높인다.
쓸쓸하고 때로는 찬란한 생의 모멘텀을 담은, 천국보다 낯선 블랙코미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오는 12월 개봉해, 쌍화차보다 따뜻하고, 추억보다 낭만적인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데워줄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