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김현수-김재환, 역대급 ‘우투좌타 좌익수’ 배틀

입력 2017-12-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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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LG 김현수-두산 김재환(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김현수(29)가 2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특히 친정팀 두산이 아닌 잠실 라이벌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다소 정체돼 있던 KBO리그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김현수 복귀 하나만으로도 갖가지 상상과 새로운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다.

좌익수 자리가 역대급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것도 흥미롭다. KIA 최형우(34)와 두산 김재환(29), 여기에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가 가세하면서 좌익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세 명은 모두 ‘우투좌타’ 좌익수다. 여기에 기간이 다소 길거나 짧을 뿐 한때 고난의 시간을 경험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모두 정교함과 장타력, 타점생산 능력을 두루 갖춰 상대팀에서 경계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김현수는 2006년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2015년까지 10년간 개인통산 0.318(4066타수 1294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기계’로 인정받았다. 초창기에는 정교함이 앞섰지만, KBO리그 마지막 시즌인 2015년엔 28홈런과 121타점을 올리면서 거포로 거듭났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올해까지 2년간 볼티모어어와 필라델피아에서 뛴 그는 191경기에 나서 타율 0.273(517타수 141안타), 7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2년간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 타격 폼도 흔들려 과거의 타격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들을 상대하다 KBO리그 투수들의 공을 보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좋은 성적도 가능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한 뒤 2005년 말 방출됐고, 경찰야구단에서 좌익수로 변신해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고 타자로 성장한 그는 올해 KIA로 이적한 뒤 타율 0.342에 26홈런, 120타점을 올리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 통산 260홈런과 1034타점을 올린 거포이자 클러치히터다. 그러나 통산타율도 0.317(4688타수 1485안타)에 이를 정도로 정교함을 자랑한다. 3000타수 이상 기록한 KBO리그 역대 타자 중 통산타율 5위다. 고(故) 장효조가 0.331로 1위이며, 한화 김태균이 0.3252로 2위, 롯데 손아섭이 0.3246으로 3위다. 이어 김현수와 최형우가 각각 4위와 5위에 올라 있다. 최형우는 양준혁(0.316)보다 통산타율에서 1리 앞선다.

김재환은 김현수의 빅리그 진출 후 두산 주전 좌익수로 자리를 잡았다. 2008년 입단했지만 오랜 기간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다. 실제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것은 최근 2년 뿐이다. 통산 85홈런 중 72홈런, 283타점 중 239타점을 최근 2년 동안 뽑아냈다. 여기에 타율도 2016년 0.325, 올해 0.340을 기록할 정도로 정교하다. 두산이 김현수를 잡지 않고도 큰 걱정 없이 내년 시즌을 대비할 수 있는 것도 김재환이 든든하게 왼쪽 외야와 중심타자 자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어 그에 대한 질타가 지속되고 있지만, 상대팀으로선 어쨌든 타석에 들어서면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타자가 바로 김재환이다. 특히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 대결에서 김현수와 김재환의 경쟁은 더욱 눈길을 모을 수밖에 없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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