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훈장’ 100승 투수 계보, 2018년에 끊기나

입력 2017-12-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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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채병용-LG 차우찬(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BO리그 역사가 깊어지면서 각종 기록들도 겹겹이 쌓이고 있다. 그 중 투수의 누적 기록이라면 100승 달성도 큰 이정표가 된다. 100승은 KBO리그에서 성공한 투수를 가르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최근엔 100승 투수가 자주 나왔다. 2015년 장원삼이 역대 24번째 100승 고지를 밟았고, 2016년엔 삼성 윤성환과 SK 김광현, 두산 장원준 등 3명이 한꺼번에 100승을 돌파했다. 그리고 올해는 KIA 양현종과 롯데 송승준 2명이 100승 클럽에 가입했다. 양현종은 7월 13일 광주 NC전에서 승리하며 역대 28번째이자 좌완투수로는 역대 5번째 100승 고지를 밟았다. 이어 송승준이 8월 6일 사직 넥센전에 승수를 추가하며 역대 29번째 100승 훈장을 달았다. 둘 다 큰 의미를 뒀다. 100승 달성 순간 양현종은 “1승씩 차곡차곡 쌓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면서 “타이거즈 좌완 최초라는 타이틀이 기분 좋다”고 말했고, 송승준 역시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늦게 KBO리그에 왔는데 그동안 몸 관리를 잘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최근 3년간 6명이 100승 관문을 통과하면서 KBO리그엔 때 아닌 ‘100승 투수 풍년가’가 울려 퍼졌다. 한편으론 100승 투수가 이젠 더 이상 귀한 존재가 아닌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그러나 당분간 100승을 돌파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2018년에는 100승 투수 계보가 끊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역 투수 중 100승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선수는 KBO리그 통산 98승을 올린 류현진인데, 현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소속이다. 언젠가 KBO리그에 복귀해 2승을 추가하면 모를까 당분간은 류현진이 100승을 올리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류현진에 이어 KBO리그 개인통산 최다승을 기록 중인 현역 국내 투수는 SK 채병으로 82승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채병용은 지난해와 올해 선발등판 없이 구원으로만 6승씩을 추가해 승수쌓기가 더딘 상황이다.

그 다음은 LG 차우찬이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에서 70승을 올린 뒤 올해 LG로 이적해 10승을 추가하면서 개인통산 80승을 올렸다. 현역 선수 중 사실상 가장 빨리 100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큰 후보지만, 그가 내년 시즌 20승 달성을 하지 않는 이상 2018년에는 100승 투수 탄생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차우찬에 이어 KIA 윤석민이 있지만 2016시즌 2승으로 개인통산 77승을 기록한 뒤 어깨부상으로 재활훈련이 길어지면서 올해는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KIA 김진우와 한화 송은범이 각각 74승과 72승을 기록 중이다.

오히려 이들보다는 두산 유희관에게 100승을 기대하는 편이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 유희관은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꾸준히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면서 현재 개인통산 66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34승이 남아 3년 후쯤 100승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로 꼽힌다.

KBO리그 구단과 계약이 어려워지면서 100승 달성도 어려워진 니퍼트. 스포츠동아DB


한편 외국인투수 중에서도 100승을 올릴 후보가 마땅하지 않다. 더스틴 니퍼트가 2011년부터 올해까지 두산에서 94승을 쌓아 역대 외국인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그러나 100승까지 6승을 남겨둔 상태에서 KBO리그 구단과 계약이 어려워졌다. 앤디 밴 헤켄도 KBO리그에서 개인통산 73승을 올렸지만 KBO리그에서는 더 이상 뛰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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