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훈련 출발 최형우의 목표 “새해엔 4번타자답게 치고싶다”

입력 2017-12-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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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개인훈련을 위해 28일 괌으로 출국한다. 연말부터 몸만들기에 돌입하며 일찌감치 2018시즌을 준비한다. 프리에이전트(FA) 이적 후 팀 우승을 이끌며 성공적인 첫 해를 보냈으나 그는 “우승에도 부족함을 느꼈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스포츠동아 DB

“우승한 것은 올해 우승한 거죠. 내년은 또 내년입니다.”

KIA 4번타자 최형우(34)의 2018시즌이 사실상 시작됐다. 28일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나면서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새해 1월 20일까지 24일간 훈련하고 돌아오는 프로젝트다. 괌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인 27일 짐을 챙겨 광주에서 서울로 이동한 그는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괌 개인훈련의 목표와 새해를 맞는 각오를 함께 전했다.

KIA 최형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 “훈련 시작” 근육에 신호를 주는 작업

그는 5년 전부터 12월 말이면 삼성이 스프링캠프지로 사용하는 괌의 레오팔레스 리조트로 일찌감치 개인훈련을 떠났다. 한때 방출의 아픔과 밑바닥을 겪어봤던 그이기에 추락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정상에 섰지만 안주하지 않는 이유다.

연말연시를 이곳에서 맞이하는 것도 이젠 그에겐 연례행사다. 심심하거나 쓸쓸하지 않을까. 그는 “괌에 가면 러닝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캐치볼도 하고, 티(T) 배팅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매년 이렇게 하다보니 이젠 익숙하다. 현지에 사는 한국인 중 친분이 쌓인 사람도 있어 심심하지는 않다”며 웃었다.

사실 최형우의 훈련은 약 일주일 전부터 시작됐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가 가볍게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우승을 한 덕분에 여기저기 인사할 곳도 많았고, 연말에 각종 행사와 시상식에 참석해야하는 일도 잦았다. ‘최형우 베이스볼캠프’를 여는 등 봉사활동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훈련을 받아들일 몸을 먼저 만드는 작업이 필요했다.

“운동이 직업인 우리도 한동안 쉬다가 처음 훈련을 시작하면 러닝머신에서 10분간 뛰는 데도 숨이 찬다. 그래서 근육에 ‘이제 훈련이 시작되니 준비하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 달릴 준비가 된 것 같다.”

광주에서 예열을 마친 그는 KIA 훈련보조요원 한 명을 데리고 괌으로 간다. “동생처럼 아끼는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챔피언스필드 훈련과 괌 훈련을 합치면 약 한 달간의 개인훈련이 이어지는 셈이다.

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우승했지만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끼는 시간

“올해 우승을 했으니까 모든 게 다 잘 됐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시즌 중간 중간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우승은 올해 우승한 거고, 내년을 위해서는 부족함과 아쉬움이 남는 것을 보완해야 한다.”

그는 지난해 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뒤 KIA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적 첫해 타율 0.342에 26홈런 120타점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주변에선 ‘최형우 효과’라고 평가하는 데 인색하지 않다. 그러나 만족할 수는 없다. 전반기에만 타율 0.374, 22홈런, 81타점으로 놀라운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엔 타율 0.297, 4홈런, 39타점에 그쳤다.

이에 대해 스스로 진단한 부분도 있고, 주변에서 평가하는 부분도 있다. 체력과 정신, 기술적인 부분 등 다양하다. 그래서 그는 “체력 문제가 크지는 않지만 후반기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격 밸런스나 타구 각도가 달라진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면서 “마인드도 다시 잡아야할 것 같다. 전반기에 말도 안 되게 좋은 성적이 나오다보니 나태해지고 다 내려놓고 야구를 하다보니 한번 무너진 타격 밸런스를 되찾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타율은 내려가더라도 4번타자다운 스윙으로

최형우는 통산 260홈런을 때린 슬러거지만 올해까지 통산 타율이 0.317로 역대 5위에 올라 있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을 친다’는 평가를 받던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기록한 0.316보다 1리가 높을 정도로 정교함도 자랑한다. 늘 3할과 30홈런 100타점이 기대되는 타자다. 그러나 그는 “4번타자가 반드시 타율이 중요한 건 아니지 않느냐”며 “내년엔 4번타자답게 파워풀한 스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난 4번타자다. 그동안 타율에 신경 쓰고 툭툭 갖다 대는 타격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내 스스로는 4번타자다운 스윙을 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이젠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싶다. 타율이 좀 떨어지고 삼진수가 늘어나는 건 상관없다. 홈런을 노리는 건 아니지만 4번타자답게 파워풀한 스윙을 해보고 싶다. 스프링캠프부터 그렇게 해보고 싶다.”

바닥에서 출발해 정상의 자리에 오른 최형우지만 ‘변신’을 선언했다. 그가 괌 훈련에서 어떤 해답을 들고 올지 기대된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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