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 역전패를 당한 우리카드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장충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우리카드는 2013~2014시즌 V리그에 참가한 이래 봄배구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우리캐피탈(2009~2010, 2010~2011)과 드림식스(2011~2012) 시절까지 합치면 8시즌에 걸쳐 ‘실패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와 팬들이 체감했을 ‘상실의 시대’는 그 끝을 알 수 없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팀을 떠받쳐온 외국인라이트 파다르마저 떠난다. 토종선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에서 자칫 암흑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
어디가 패착이었는지 알아야 치유할 수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우리카드는 전략이 부재했다. 방향성의 실종은 비효율을 낳았다. 우리카드에 ‘눈을 뜬’ 사람이 없지 않았건만 막지 못했다. 소통과 시스템의 팀 문화가 정립되지 못한 탓이었다. 부실의 책임은 고스란히 지금 우리카드 프런트에 남은 자들의 몫이 됐다.
배구계의 한 인사는 “차라리 이렇게 된 것이 잘된 일일 수 있다. 변화의 필요성을 우리카드 구성원 전체가 공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유하면 지금 우리카드 배구단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중환자에 해당한다. 전면적 체질 개선이 없으면, 구단의 존재 의미마저 희미해진다. 배구계에서는 “1월 취임한 우리카드 정원재 신임 구단주의 투자의지가 강한 것은 희망적”이라고 전한다. 어떻게 강한 프런트를 만들지, 현장과의 권한을 분할하고 책임질지에 관한 시스템 설정이 재건의 시작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