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멈추지 않는 손아섭의 초심

입력 2018-06-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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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 있는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손아섭(30)은 15일까지 롯데에서 안타를 가장 많이(91안타) 치고 있는 타자다. 2010시즌부터 이어온 9년 연속 타율 3할 역시 순항 중(0.346)이다. 2018시즌 벌써 14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2017년의 최다홈런(20홈런) 개인기록도 넘어설 페이스다.


손아섭은 2017시즌 직후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롯데에 잔류했다. 4년 총액 98억원이었다. FA 4년 계약의 첫해인 2018시즌부터 ‘먹튀’ 소리가 안 나오도록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런 손아섭은 도루에서도 롯데 1위다. 7개를 성공시켰다. 도루 실패는 1개뿐이다. 도루숫자와 성공률의 차원을 뛰어넘어 허슬 플레이를 아끼지 않는다.


롯데의 야구를 보면, 주자 손아섭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 곧잘 눈에 띈다. 현장 야구인들은 선수들에게 머리부터 들어가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어지간해선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부상 위험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자칫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롯데의 핵심타자이자 고액 연봉선수인 손아섭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것이 궁금해 당사자에게 물었더니 손아섭도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손아섭은 “머리로는 알고 있다. 그러나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 순간이 되면 본능적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다. 찰나의 순간에 ‘살아야 한다’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손아섭은 “내가 발로 하는 슬라이딩에 능숙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보강을 해야 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말인즉슨 2018시즌까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아섭의 ‘절실함’은 말의 화려함이 아니라 이렇듯 행동의 우직함으로 증명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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