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양현종 “다음은 올림픽,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하고파”

입력 2018-09-01 2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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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했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시작과 끝은 단연 양현종(30·KIA 타이거즈)이었다.

양현종은 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서 6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한 개씩을 허용했지만, 6개의 삼진을 곁들인 무실점 호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첫판 대만전 패배 이후 5경기를 내리 따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회 연속 AG 야구 금메달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양현종은 지난 8월 26일 대만과 조별리그 첫 게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팀의 1-2 패배로 빛이 바랬다. 1회 허용한 2점홈런이 두고두고 뼈아팠다. 잘 던지고도 팀의 승리를 이끌지 못한 에이스의 마음고생은 생각보다 컸다. 다행히 대표팀이 전력을 정비한 덕분에 결승전에 나설 기회가 주어졌고, 양현종은 자기 몫 이상을 해냈다. 이번 대회 성적은 2경기 12이닝 2실점으로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도 “(양)현종이가 초반에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양현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첫 경기를 패한 뒤 선수들이 생각이 많았다. 그때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형과 (김)현수(LG 트윈스) 형이 ‘더 집중하고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팀이 하나가 돼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으로 갖고 결승까지 왔다. 그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잘했다”고 돌아봤다.

2010광저우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AG에 출전해 금메달에 일조했다. 8년의 세월이 흘렀다. 양현종의 입지도 커졌다. 그는 “이전 대회에선 형들을 뒷받침했는데, 이번에는 후배들이 많았다.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팀워크에 문제가 생긴다. 그에 따른 부담도 컸지만, 후배들이 잘 따라와줬다”고 말했다. 덧붙여 “AG 3연패는 당연히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겨야 본전이라는 부담이 컸다. 대만과 첫 경기 패배로 충격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잘 뭉쳐서 여기까지 왔다. 슈퍼라운드 첫 경기인 일본전이 가장 큰 고비였는데 잘 버텼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여전히 목이 마르다. 다가올 2020도쿄올림픽까지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AG에는 많이 나갔지만, 아직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경험이 없다.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고 승부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에이스’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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