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르헨티나대표팀 주장 메시는 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칠레와 대회 3~4위 결정전에 선발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지난 2개 대회 연속으로 결승에 올라 칠레에 패한 아르헨티나에겐 반드시 이겨야하는 설욕의 무대였다.
메시는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12분, 그의 재치 있는 플레이가 나왔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의 깊은 태클에 넘어져 프리킥을 얻은 메시는 칠레 선수들이 주심에게 항의하는 사이 잽싸게 침투패스로 연결했다.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뚫고 들어간 세르히로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가 이 공을 잡아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네트를 갈랐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2분 파울로 디발라(유벤투스)의 추가골로 달아났다.
사달이 난 건 전반 37분이다. 메시와 칠레의 주장 가리 메델(베식타스)이 충돌했다. 칠레골문 부근 엔드라인으로 나가는 볼을 잡기 위해 다투던 이들의 신경전은 몸싸움으로 번졌다. 둘은 가슴을 몇 차례 들이받으며 서로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주심은 가차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메시와 메델 모두를 퇴장시켰다. 양 팀 선수들이 판정에 항의했지만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메시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메시의 이날 퇴장은 A매치 경기로는 2005년 헝가리와 평가전 이후 14년 만이다.
결국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2-1 승리로 끝났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메시는 시상식에 불참한 뒤 인터뷰를 통해 대회 조직위원회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ESPN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이날 퇴장이 브라질과 4강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한 것에 대한 보복성 판정이라고 의심하면서 “오늘 장면은 두 선수 모두에게 경고면 충분했다. (퇴장) 판정은 과했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나는 매우 화가 난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부당하다”면서 “부패와 심판이 팬들도 축구를 즐기지 못하게 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