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0.368’ 정수빈·‘후반기 2.22’ 후랭코프…깨어난 두산 가을 DNA

입력 2019-09-25 21:4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정수빈(왼쪽)-후랭코프.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반기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다. 하지만 가을이 다가올수록 강해진다. 이제는 팀 전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30)과 세스 후랭코프(31)의 ‘가을 DNA’가 완전히 깨어났다.

두산은 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0으로 승리했다. 같은 날 선두 SK 와이번스가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2위 두산은 1경기 차를 유지했다. SK는 매직넘버를 4로 줄였지만 잔여경기 역시 4경기다. 시즌 끝까지 한국시리즈(KS) 직행 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두산은 이날 타선의 집중력을 완벽히 과시했다. 0-0으로 맞선 6회 타자일순하며 대거 7득점,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6회에 8번타자 류지혁과 9번타자 정수빈이 2타점씩 올린 것이 주효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후랭코프가 6.2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9승(8패)째를 챙겼다.

후랭코프와 정수빈은 전반기까지만 해도 두산의 고민거리였다. 3~4월까지만 해도 28경기 타율 0.320으로 ‘커리어하이’ 기세였던 정수빈은 4월말 투구에 맞아 갈비뼈 골절상을 입었다. 이후 성적은 급락했다. 5월 복귀했지만 잔여 전반기 48경기에서 타율 0.182로 부진했다. 후랭코프도 전반기 두 차례나 2군에 다녀오는 등 13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ERA) 4.41로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기는 약속의 무대였다. 후랭코프는 25일 포함 후반기 8경기에서 5승2패, ERA 2.22로 살아났다. 정수빈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그의 시즌 타율은 8월까지 0.243에 불과했지만 9월 16경기에서만 0.368, 5타점, 7득점 맹타다. 하위타선에서 공격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산이 SK에 1경기 차로 바짝 뒤쫓을 수 있는 것은 이들이 공수를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정수빈과 후랭코프는 가을 DNA가 가득한 선수다. 정수빈이 2015년 손가락 골절에도 KS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던 장면은 두산 팬들의 뇌리에 선명하다. 후랭코프도 입단 첫해인 지난해 KS 2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며 ERA 1.38로 호투했다. 만일 두산이 KS를 따냈다면 시리즈 MVP도 가능할 만한 성적이었다.

이들의 활약은 한두 경기 ‘반짝’이 아니다. 완벽히 사이클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두산의 최종순위와 무관하게 포스트시즌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정수빈도 “가을만 되면 자신감이 오르긴 한다”며 당당함을 숨기지 않았다. 고기를 먹어본 이들의 DNA가 깨어나고 있다. 두산의 행보가 심상찮은 이유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