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수놓았던 장수외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조쉬 린드블럼(가장 오른쪽)은 9일(한국시간) 자신의 집으로 제러드 호잉, 채드 벨, 워윅 서폴드 등 한화 외인 선수들과 다린 러프, 브룩스 레일리를 초대했다. 가족들도 함께였다. 사진제공 | 레일리
복덩이. 제러드 호잉(31·한화 이글스)을 수식하기에 가장 적당한 단어다. 어느새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장수외인의 반열에도 접어들기 시작했다. 호잉은 ‘전직 장수외인’들과 회동하며 좋은 기운으로 2020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진행 중인 한화의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3일 훈련 후 하루 휴식 일정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휴식일인 9일(한국시간), 호잉은 아내와 함께 차로 1시간여 거리의 스코츠데일로 향했다. 목적지는 조쉬 린드블럼(밀워키·전 두산 베어스)이 훈련을 위해 임시로 빌린 집이었다.
린드블럼은 이날 호잉을 비롯해 한화의 워윅 서폴드, 채드 벨은 물론 지난 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난 브룩스 레일리(신시내티·전 롯데 자이언츠), 다린 러프(샌프란시스코·전 삼성 라이온즈)를 부부동반으로 초대했다.
굵직한 선수들이 모였으니 주제는 단연 야구였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러프는 올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30대 베테랑에게 도전의 문은 넓지 않다. 이들은 불투명한 미래의 자신들을 격려했다. KBO리그에서 또 한 번 활약하게 된 호잉, 서폴드, 벨을 향해서는 응원도 이어졌다.
한화 제러드 호잉의 목표는 하나, KBO리그 장수 외인으로 남는 것이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11일(한국시간) 캠프지에서 만난 호잉은 “그라운드에서는 상대지만 경기가 끝나면 좋은 동료들”이라며 “시즌이 개막하면 사실상 만나기 어려운 선수들이다. 선수들은 물론 아내들도 여러 고충을 공감하고 소통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호잉은 레일리의 미국행에 반색을 표했다. 호잉은 지난 2년간 레일리 상대 타율 0.053으로 철저히 고전했다. 좌타자들에게 ‘저승사자’였던 레일리의 악명을 피하지 못했다. 호잉은 “레일리와 린드블럼, 그리고 김광현(세인트루이스·전 SK 와이번스)이 떠났다. 반가운 소식”이라며 껄껄 웃었다. 김광현에게 타율 0.278(18타수 5안타), 린드블럼 상대로 타율 0.250(12타수 3안타)을 기록했기에 이들의 이탈은 호잉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KBO리그 첫해 142경기에서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24경기에서 타율 0.284, 18홈런, 73타점으로 위력이 떨어졌다. 호잉은 “지난해 아쉬움을 교훈삼아 겨우내 체력 강화에 매진했다. 이용규가 돌아왔기 때문에 중견수 부담도 덜었다”며 “나는 물론 가족들도 이제는 한국 적응을 완벽히 마쳤다. 5월부터는 딸이 대전에서 유치원을 다닌다. 한화에서 오래 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피오리아(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