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소연, “실전감각 걱정되지만…, 한국여자오픈 우승하고파”

입력 2020-06-17 1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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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내셔널타이틀 수집가’는 마침내 한국여자오픈 순회배에도 이름을 새길 수 있을까.

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유소연(30·메디힐·현 18위)이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개막하는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를 통해 모처럼 필드 위에 선다.

유소연은 2009년 중국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여자오픈, 2018년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한 ‘내셔널타이틀 수집가’. 그러나 정작 한국여자오픈 타이틀은 아직 품지 못했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 유소연은 공식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스포츠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감사하게도 여러 나라의 내셔널타이틀을 갖게 됐지만, 정작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18년 일본여자오픈을 우승한 뒤 한국여자오픈에서 한번 꼭 우승하겠다는 동기를 갖게 됐다”며 이번 대회를 맞는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한국여자오픈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이던 2008년 제22회 대회에서 기록한 2위. 이후 2011년까지 4년 연속 한국여자오픈에 나섰지만 2008년을 제외하곤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했고, 2012년부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정을 소화하느라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신인 때였다. 연장에 가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며 2008년 상황을 되돌아본 유소연은 “프로 선수라면 모든 대회에 우승하려고 나간다. 나도 마찬가지”라며 2012년 이후 출전 기회가 없었던 한국여자오픈 우승에 욕심을 내보겠다는 뜻을 재차 내비친 뒤 “실전 감각이 얼마나 살아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효율적인 힘의 안배를 통한 스윙 등 그동안 연습해왔던 것을 얼마나 잘 적용할 수 있는지, 내 스스로를 먼저 테스트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2년 LPGA 투어에 진출해 그 해 신인상을 수상한 뒤 2017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유소연은 2011년 US오픈과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월 호주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오픈에서 합계 8언더파로 박희영, 최혜진과 동률을 이뤘지만 연장 승부 끝에 박희영에게 우승 트로피를 넘겨주고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어 벌어진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2월 13~16일)에선 34위에 머물렀고, 그 뒤로 코로나19 탓에 공식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5월 같은 브라보앤뉴 소속인 박인비(32·KB금융그룹)와 함께 스크린골프 이벤트 대회였던 ‘골프존 LPGA 매치플레이 챌린지’를 펼치기도 했지만 필드 실전은 약 4개월 만이다.

“3월 초 한국에 돌아왔다. 그 때 귀국할 때만해도 이렇게 오랜 기간을 한국에서 머물게 될지 몰랐다”고 밝힌 유소연은 “사실 한국에 온 것은 조금 쉬면서 (LPGA 투어가) 재개되면 바로 대회에 나갈 수 있게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면서 언제 (투어가) 재개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어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2012년 미국 진출 이후 미국 생활이 오래되면서) 한국에선 연습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라운드 위주로 훈련을 했는데, 아무래도 스윙 코치(캐머런 매코닉) 없이 하다 보니 스윙이 너무 망가져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다행히 한국에서 내 스윙을 봐 주실 코치님을 만났고, 매코닉 코치와 (동영상으로) 협업하면서 힘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스윙 연습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효주, 김세영, 이정은6 등 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동료들이 5월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KLPGA 투어에 연이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여자오픈에 첫 출전하는 그는 “LPGA 투어가 재개되면 시즌을 치러야하고, 내년 시즌은 2021년 1월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대회 참가도 좋지만 체력 훈련 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뒤 “하지만 이번 한국여자오픈 출전은 일찌감치 결정하고, 준비해왔다. 연습라운드를 해 보니 예상대로 일단 코스가 굉장히 길어, 장타자에게 유리할 것 같다. 그린도 어려워 세컨 샷 공략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9승의 주인공이기도 한 유소연이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처음. 그가 KLPGA 투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이 마지막이었다.

올해로 어느덧 LPGA 투어 9년차를 맞은 그는 요즘 KLPGA 투어에서 뛰는 1999년생 최혜진, 2000년생 박현경, 임희정, 조아연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어린 후배들이 실력 뿐 아니라 골프를 대하는 열정도, 태도도 좋은 것 같아 참 흐뭇하다”면서 “나도 (박)세리 언니가 잘 치는 것을 지켜봤고, 그 뒤로 우리 한국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톱 클래스 자리를 계속 지켜왔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잘 하는 것을 보니, 우리 한국 여자골프의 계보가 계속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탓에 중단된 LPGA 투어는 7월 말 재개될 예정. 유소연은 아직 출국 및 대회 참가 일정 등을 확정하지 않았다. “사실 이번 대회 퍼포먼스를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여자오픈을) 더 열심히 준비했고, 그래서 더 준비한 만큼 잘 해내고 싶다”고 설명한 유소연은 “성적보다 내용이 중요할 것 같다. 얼마나 내가 만족하느냐에 따라 계속해서 경기를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훈련에 매진해야하는지 결정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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