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라이프치히는 5일(한국시각)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과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라이프치히는 같은 날 바샥셰히르(터키)에 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승점(6점)은 같고 골득실차에서 밀린 2위에 자리했다.
이날 황희찬은 결장했다. 라이프치히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5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했지만 끝내 황희찬의 이름은 부르지 않았다. 이로써 황희찬은 UCL 2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 바샥셰히르전에서 후반 45분을 소화했지만 2차전 맨유, 3차전 PSG와 경기에서는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린 분위기가 확연하다.
황희찬은 9월 12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뉘른베르크와 1라운드에 선발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고, 당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분데스리가 개막 이후로는 아직 선발 출전이 없다. 포칼 경기를 제외하고 5경기(분데스리가 4경기·UCL 1경기)에 나왔지만 모두 교체 출전이었다. 2라운드에서는 가벼운 엉덩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분데스리가 총 출전시간은 겨우 101분에 그쳤고, 패스 성공률은 65.5%로 팀 내 최하위다.
지난 여름 라이프치히 입단 때까지만 하더라도 황희찬과 나겔스만 감독은 뜻이 맞았다. 추구하는 방향도 비슷했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가득했다. 모든 게 장밋빛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기대가 컸지만 아직 결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 선발보다 교체 출전이 많다는 건 주전경쟁에서 밀렸다는 의미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나겔스만 감독은 “황희찬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토닥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영입 선수에 대한 의례적인 코멘트에 불과할 수도 있다.
출전 기회가 적은 이유는 기량 탓일 수도 있고, 전술상 문제일 수도 있다. 또 감독 말대로 적응 시간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면 부진의 늪은 그만큼 더 깊어진다는 사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은 줄어들고, 그 위축감은 고착화될 수 있다. 바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반전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출전 기회를 잡고,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특히 황희찬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를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난 시즌의 파괴력 넘친 드리블 감각과 과감한 침투 능력을 되찾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