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조병규 “소문이 초능력보다 성격이 가장 판타지”

입력 2021-02-03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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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기세(氣勢)나 운(運)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것 같은 개념들이 있다. 어느 시기에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부러움과 더불어 소위 ‘기세’의 존재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

최근 OCN의 시청률 기록을 새로 쓴 ‘경이로운 소문’의 주역 조병규도 이런 기세의 존재를 믿게 만든다. ‘스카이캐슬’, ‘스토브리그’에 이은 ‘경이로운 소문’의 경이로운 성공은 MBC ‘놀면 뭐하니?’에서 보여준 데프콘의 자격지심(?)을 이해하게 한다.

“이 작품을 성황리에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해요, 그리고 같이 연기한 선, 후배 연기자 분들과 감독님 이하 스태프 분들께도 감사해요, 이 작품이 악귀를 타파하고 권선징악을 보여주다 보니 사이다 장면이 많았던 것에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의 분석대로 ‘경이로운 소문’은 시원한 액션과 권선징악 스토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와 동시에 유명 웹툰 원작인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캐릭터 간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원작 팬들을 끌어당기기도 했다. 그 중심에 주인공 소문을 맡아 연기한 조병규가 자리한다.


“제가 볼 때는 소문이의 능력보다 소문이의 성격이 가장 판타지스러웠어요. 소문이는 사회적인 약자임에도 강자에게 짓눌리지 않고 정의로운 성격을 지녔잖아요? 감독님께도 ‘이런 성격의 인물이 현실에 존재하느냐’면서 저조차도 회의적이었어요,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소문이를 인지시키기 위해서는 소문이의 성장 과정을 이해시켜야 할 것 같아 일부러 지팡이를 짚고 거리를 걸어보기도 하고 대사 하나 하나를 다 다르게 연습해 보기도 했어요. 그런 노력들이 잘 비춰진 것 같아요.”

그러나 조병규는 이런 모든 좋은 결과와 호평들이 오로지 그만의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는 “어떤 작품도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최근의 좋은 결과들은 요행 덕 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카이캐슬’ 이후 저의 결과들을 ‘대본 보는 눈이 좋다’고 포장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래도 대본을 써져 있는 만큼 구현하기 위해서는 같이 하는 동료들과 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이 잘 어우러져야 흥행이 되는 것 같아요. ‘스카이캐슬’도, ‘경이로운 소문’도 저의 이런 생각을 확고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이런 겸손에도 ‘경이로운 소문’ 속 조병규의 지분(?)은 상당하다. 소년 히어로의 내적 성숙 그리고 이와 함께 발전하는 카운터의 능력 등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 그는 연기와 더불어 액션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물론 외형에도 변화를 줬다. 무려 10kg이나 감량하며 소문 역을 완성한 것.


“소문이의 액션은 전작인 ‘독고 리와인드’ 종일이와는 전혀 달라요. 종일이는 처음부터 그 세계관의 최강자 중 한 명인데 소문이는 점점 성장하는 캐릭터니까요. 극 초반 소문이와 후반 소문이의 액션을 어떻게 다르게 할지에 특히 신경을 썼어요. 내적으로는 소문이와 조병규가 다른 점이 많았어요. 저는 소문이의 선함에 한참 못 미치니까요. 그래도 어떤 아픔이 있어도 다시 일어나려고 하는 호전적인 모습은 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처럼 배우 조병규에게 있어 ‘경이로운 소문’은 단순히 시청률, 숫자적인 성공만 안긴 작품이 아니다. ‘스카이캐슬’이 그를 알린 작품이라면, ‘경이로운 소문’은 조병규라는 배우의 뿌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촬영 현장에서는 치열해야 한다는 저 나름의 뿌리가 생겼어요. 행복한 과정에 치열함을 더하면 오랫동안 저의 기억에 남을 거라는 확신이 생긴 거죠. 그리고 이번 작품에 처음 들어갈 때 이런 힘든 시기에 많이 답답하실 마음을 해소시켜드리고 싶었는데 조금이나마 뚫어드린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진=HB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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