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우승] 원동력은 포지션 황금분할·탁월한 위기관리

입력 2021-03-30 15: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20-2021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두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9일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통산 4번째로 정규리그를 제패한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의 우승 원동력은 포지션의 황금분할과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이었다. 2010~2011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 후 2016~2017시즌부터 최근 5시즌 동안 3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강팀으로 부상했다. V리그 출범 후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인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 부임 첫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것도 의미 있다.

확실한 레프트+포지션 황금분할
대한항공이 정상에 오른 비결 중 하나는 포지션의 황금분할이다. 리시브~토스~공격의 단계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했다. 특히 정지석과 곽승석의 레프트 라인은 흔들리지 않는 나무와 같았다. 서브가 강해진 최근 배구의 흐름을 고려하면, 안정된 리시브는 득점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리시브가 흔들리면 정확한 토스가 아닌 이단(異端)연결을 해야 하기에 속공, 시간차 등의 세트플레이가 쉽지 않다. 곽승석과 정지석은 나란히 리시브 부문 톱10(29일 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리시브에 그치지 않고 오픈과 퀵오픈, 후위공격까지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구사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기본기가 뒷받침되니 국가대표팀 주전 세터 한선수의 토스는 위력이 배가됐고, 라이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센터 조재영, 진지위, 진성태의 높이까지 살아났다. 어떤 포지션에도 빈틈이 없었다. 팀 득점과 속공, 서브, 리시브(효율 40.42%), 세트(세트당 13.007), 수비(세트당 17.709) 1위, 공격종합 2위(52.38%)의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탁월한 위기관리
위기관리능력은 가히 최고였다. 안드레스 비예나를 제외한 16명이 10경기 이상 소화한 기록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19~2020시즌 득점 1위였던 비예나의 부상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젊은 피 임동혁을 과감하게 기용해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은 것은 그야말로 백미였다. 임동혁은 32경기에서 평균 15득점, 공격성공률 51.15%의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비예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고, 요스바니가 합류한 뒤에도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100% 해내며 실전감각 저하에 따른 우려를 지웠다.

취약 포지션으로 꼽혔던 리베로도 마찬가지다. 주전 리베로로 도약한 오은렬은 리시브 부문 2위(효율 45.19%)에 오르며 수비안정에 힘을 보탰고, 한선수가 흔들리면 베테랑 유광우와 황승빈이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했다. 두꺼운 뎁스가 치열한 경쟁을 유도했고, 이것이 전력강화로 이어졌다. 누군가의 공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팀 입장에서 큰 축복이다. 산틸리 감독도 우승 확정 직후 “시즌 중반 외국인선수의 부재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좋은 배구를 했다”며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오은렬, 임동혁 등 새로운 선수들도 나왔는데, 이는 우리 팀에 큰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돌아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