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암’ 췌장암 생존율 높일 조기 진단법은?

입력 2021-04-06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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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암정보센터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12.6%로 유방암(93.3%) 위암(77.0%) 대장암(74.3%) 등보다 훨씬 낮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위암 생존율은 58.0%에서 77.0%, 간암은 20.5%에서 37.0%, 폐암은 16.6%에서 32.4%으로 좋아졌지만 췌장암은 8.4%에서 12.6%로 4.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조기 발견 시에는 치료율이 50% 이상으로 높아진다.

췌장암이 유난히 독한 이유는 조기 발견이 어려워 진단이 늦고 그만큼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40대 이상, 흡연, 갑자기 발생한 제2형 당뇨, 가족력, 만성췌장염, 고지방 식이(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췌장(이자)은 약 15cm의 가늘고 긴 장기로 복부 깊숙이 위치했고 주변에 위, 십이지장, 담관 등 다른 장기와 혈관이 밀집해 있다. 크게 머리(두부), 몸통(체부), 꼬리(미부)의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복부 초음파검사로 몸통 부위는 비교적 잘 관찰되나 꼬리의 대부분과 머리의 일부는 관찰하기 어려워 건강검진에서도 발견이 어려운 편이다.

만약 복부 통증, 등 통증, 소화불량, 체중 감소,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어느 정도 병기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통증은 보통 명치 쪽 통증이 가장 흔하고 옆구리나 복부 위, 아래가 심하게 아플 때도 있다. 췌장은 등 가까이에 위치해 허리나 등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복통이나 소화불량의 경우 췌장 이외의 소화기계 문제인 경우도 많아 확신하기는 어렵다.

급작스러운 체중 변화로 체중이 갑자기 10% 이상 줄거나, 황달 현상, 갑자기 당뇨병을 진단받았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병원에서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건강검진에서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어서면 췌장염을 시사하는데 심한 음주력이나 담관결석이 없다면 췌장암으로 유발된 췌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췌장암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검사는 영상검사이다. CT(전산화단층촬영) 검사는 조영제를 필수로 사용하고 방사선 노출 우려가 있어 일반인이 건강검진 목적으로 찍기에는 다소 부담스럽지만, 하복부 검사 혹은 위장관에 대한 검사는 CT가 우수한 편이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는 조영제를 필수로 사용하지 않고 방사선 노출 없이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어 건강검진 목적의 검사로 적합하다. 췌장암뿐 아니라 췌장물혹(낭종), 췌장염 등의 진단에 우수하다. 그렇지만 극초기의 작은 췌장암은 발견이 쉽지 않고, 비용이 비교적 고가이다. 최근 췌장만으로 범위를 좁힌 췌장 스크리닝 MRI 등 비용 부담을 줄인 검사도 있다.

김영선 민트병원 이미징센터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최근 건강에 관심이 높은 20~30대 청년층이 복통, 등 통증, 소화불량 등으로 췌장암을 걱정하곤 한다”며 “청년층에는 췌장암의 확률이 비교적 낮아 내시경과 같은 위장관 검사를 우선 추천하며, 40대 이상의 흡연자, 가족력 등의 고위험군은 췌장암 조기 발견을 위한 선제적 영상검사(MRI·CT)가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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