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내 버거킹 검색창. 무료배달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출처|쿠팡이츠 캡처
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KFC
배달료 무료 표시하며 가격에 포함
배달 많이 시킬수록 소비자 손해 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제품을 배달 주문으로 구매 시 매장에서 살 때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배달료 무료 표시하며 가격에 포함
배달 많이 시킬수록 소비자 손해 커
한국소비자원은 3월 8일부터 4월 23일까지 서울 송파구 일대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맘스터치를 제외한 4개 업체 모든 제품의 배달 가격이 매장보다 비쌌다고 밝혔다. 배달 주문 시 매장 가격에 비해 햄버거 세트는 1000~1200원, 햄버거 단품은 700~900원, 사이드메뉴는 600~700원, 음료는 500~700원까지 더 비쌌다. 햄버거 세트는 버거킹과 KFC가 1200원, 햄버거 단품은 버거킹이 900원, 음료와 사이드메뉴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700원씩 비싸 가장 차이가 컸다.
이는 배달 앱에서 배달료를 무료, 0원으로 표시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제품 가격 안에 배달 관련 비용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일정 금액 이상 배달 주문할 경우 배달료를 별도 청구하지 않는 대신 제품 가격에 배달 서비스 관련 비용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책은 소비자에게 불리하다. 배달 제품을 여러 개 주문할수록 배달 관련 비용이 중첩돼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하는 가격 구조 때문이다. 실제 이들 업체에서 무료 배달이 가능한 최소 주문금액에 맞춰 햄버거 세트와 사이드 메뉴 주문 시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1200~3100원 비쌌다. 또 4인 가구를 기준으로 대표 햄버거 세트 메뉴를 4개씩 주문 시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4000~4800원 비쌌다.
문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배달 플랫폼들이 이런 사실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에서는 배달료가 0원 또는 무료로 표시하고 있을 뿐, 제품의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르다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햄버거 프랜차이드 업체의 홈페이지와 앱에서는 버거킹과 KFC만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제품의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르다는 정보를 제공했다. 반면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주문과 결제가 불가한 PC용 및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이 같은 사실을 고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에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주요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알리도록 권고했다”며 “배달 플랫폼에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