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측면·리바운드·세트피스…벤투호, 밀집수비 파훼법 찾았다

입력 2021-06-06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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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후원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전반전에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양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모처럼 시원한 대승으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순항했다.

한국은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4차전에서 중앙아시아의 다크호스 투르크메니스탄을 5-0으로 완파하고 3승1무, 승점 10으로 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2019년 10월 원정에서 2-0으로 힘겹게 제압했던 투르크메니스탄을 2년 만에 다시 만나서는 철저히 무너트렸다. 1차적 핵심은 강한 압박과 날카로운 측면 공략이었다.

한국은 전형적인 ‘선수비-후역습’을 시도한 투르크메니스탄에 맞서 라인을 높이 올렸다. 멀티골을 터트린 황의조(보르도)가 나선 최전방과 공격 2선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과 중앙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도 하프라인을 넘어 과감히 전진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1차 빌드업을 높은 지역에서 했다. 센터백과 정우영이 이를 잘 수행했고, 빈 공간에도 볼이 잘 투입돼 좋은 공격이 이뤄졌다”며 만족해했다.

측면이 주 공격 루트였다. 홍철(울산 현대)과 김문환(LA FC)의 좌우 풀백들은 쉴 새 없이 전진했고,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윙 포워드들은 중앙을 파고들며 상대를 혼란에 빠트렸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간헐적으로 역습에 나섰으나, 볼을 빼앗긴 뒤 재역습을 우려해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슛도 적극적이었다. 유효 슛을 포함해 무려 26차례의 소나기 슛을 퍼부었다. 축구에서 밀집수비를 깨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적극적인 슛이 거론되는데, 이날 ‘벤투호’가 그랬다. 약간의 틈만 나도 지체 없이 슛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골키퍼(GK)의 선방 쇼가 빛을 발하기도 했으나,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많은 슛은 결정적 찬스를 불러왔다. 1-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 남태희(알 사드)의 추가골도 여기서 나왔다. 황의조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권창훈(수원 삼성)의 슛이 GK의 몸을 맞고 튕기자 남태희가 리바운드 슛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한국은 빠른 템포를 유지한 채 적극적인 슛으로 기회를 노렸다. 이번에는 세트피스가 번뜩였다. 후반 12분 김영권의 3번째 골이 코너킥에서 나왔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띄운 볼을 정우영이 머리로 떨어트렸고, 침착한 트래핑으로 볼을 잡은 김영권이 골네트를 출렁였다.

후반 19분 권창훈의 추가골은 세트피스와 리바운드의 조합으로 빚어졌다. 손흥민의 직접 프리킥을 GK가 막았으나 캐치에 실패했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리바운드 슛에 의한 득점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집중력이 높았다는 증거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스리랑카(9일)와 레바논(13일·이상 고양)이다. 전력상 투르크메니스탄 이상으로 뒷문단속에 열을 올릴 공산이 크다. 그러나 약체를 두들기는 방법을 체득한 한국축구가 이전의 답답한 플레이를 반복할 것 같진 않다.

고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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