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열렸다. 6회말 1사 만루에서 SSG 김성현이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경기는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에이스 윌머 폰트가 2회초 한화 최인호에게 2점홈런을 허용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4회말 1점을 따라붙긴 했지만, 지난 2경기에서 4득점에 그친 타선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그 순간 꺼져가던 불꽃을 살려낸 주인공은 김성현(34)이었다. 2-2로 맞선 6회말 1사 만루서 한화 윤호솔의 초구 슬라이더(시속 135㎞)를 잡아당겨 좌월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2018년 9월 19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1026일만의 개인통산 2번째 만루포. 팀이 그토록 원했던 한방이었다.
김성현은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폰트(7이닝 2실점)의 시즌 4승(2패) 달성에도 기여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른 무관중 경기(12일부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도 큰 선물을 했다.
김성현에게 올 시즌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팀이 프리에이전트(FA) 최주환을 영입한 데다 박성한과 경쟁체제로 인해 입지가 축소되는 듯했다. 그러나 데뷔 첫 FA 계약(2+1년 총액 11억 원)에 따른 동기부여가 컸고, 경쟁력도 충분했기에 노력에 따라 결과를 바꿀 수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100%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도록 준비한 그의 성실함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