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MVP] 3호포는 지워졌지만, LG 이재원의 존재감은 여전히 선명하다

입력 2021-09-02 2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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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원. 스포츠동아DB

시즌 세 번째 홈런이 비에 씻겨나갈 위기.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된 대기시간에 손을 모으며 “제발”을 외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는데, 그 간절함에 모두가 공감했다. 결국 시즌 3호포는 날아갔지만 이재원(22·LG 트윈스)의 존재감만큼은 선명하다.

LG는 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5-0으로 이겨 시즌 첫 6연승을 질주했다. 선발투수 이민호가 5이닝 5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6승(6패)째를 신고했고, 뒤이어 등판한 불펜진도 4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타선은 전체 9안타를 때렸는데 1회 4개, 2회 3개로 초전박살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리드를 굳힌 이는 이재원이었다. 6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유일한 안타가 이날 꼭 필요한 순간에 나왔다. LG는 1회말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김현수가 땅볼로 물러나며 2사 1·3루, 이형종이 좌중간 떨어지는 안타로 3루주자 오지환을 불러들였다. 1점으로 묶이면 아쉬움이 남을 법한 상황. 이재원이 우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이끌었다. 비록 주루사로 아웃이 됐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전날(1일)의 아쉬움을 씻었다. 이재원은 2회초 1사 1루에서 댄 스트레일리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뽑아냈다. 시즌 세 번째 아치. 하지만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1시간 이상 대기했음에도 정비 초반 단계 다시 비가 오며 우천 노 게임. 이재원의 3호포가 비에 씻긴 셈이다. 대기하는 동안 중계화면에 이재원이 두 손 모아 “제발”을 외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잠시였다. 이날 팀 승리를 가져오는 결정적 안타로 이재원은 다시 웃었다.

이재원은 2일 경기 후 “요즘 기회를 많이 주셔서 한 경기 한 경기를 하며 자신감도 생기고 더 잘하겠다는 간절함도 생긴다. 타석에 나갈 때마다 이병규·임훈 타격코치님께서 상대팀 투수에 대해 말씀해주신다”고 밝혔다. 이어 “코치님들이 항상 ‘야구는 장기 레이스’라고 말씀해주시고 훈련 루틴에 관한 조언도 해주셔서 조금씩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정말로 감사드린다. 매 경기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지금껏 때린 홈런보다 앞으로 때려낼 홈런이 훨씬 더 많기에 이날의 아쉬움도 충분히 달랠 수 있다. 홈런 하나가 날아간 것은 분명 아쉽지만 존재감만은 여전히 선명하다. 이재원은 ‘LG 미래’라는 별명의 시점을 조금씩 현재로 바꾸고 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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