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리포트] “결정 존중해” 브리검 임의탈퇴, 의연했던 사령탑

입력 2021-09-05 1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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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도 막상 현실화되면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33)의 이탈이라는 현실과 마주한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마음이 편할 리 없었지만, 최대한 의연함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감독의 숙명이다.

키움은 4일 KBO에 브리검의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 브리검은 7월 12일 임신 중인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러나 악재가 거듭돼 복귀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결국 양측의 합의 하에 임의탈퇴가 결정됐다. 출산한 아내의 신장 상태가 나빠져 수술이 필요하고, 부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브리검에게는 악재가 잇달았다.

홍 감독은 5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 앞서 “(브리검을) 보낼 때도 결정이 쉽진 않았다”며 “미국에 다녀오고 나서 팀에 더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냈다. 하지만 워낙 개인사가 많았고, 뜻하지 않은 상황들이 계속 벌어졌다. 나도 안타깝지만 본인이 더 안타까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에게 야구보다 더 중요한 게 그 쪽(가족)의 일이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린 것 아닌가.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이미 올 시즌 외국인선수 교체카드 2장을 모두 소진했다. 기존의 조쉬 스미스를 브리검으로 교체했고,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대신 윌 크레익을 영입했다. 브리검을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투수의 영입은 불가능하다. 10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ERA) 2.95로 활약한 브리검의 공백을 십시일반으로 메워야 할 상황이다. 에릭 요키시를 비롯한 기존 선발진이 버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홍 감독은 “요키시, 정찬헌, 최원태, 김선기, 김동혁의 로테이션으로 나머지 시즌을 치러야 한다. 물론 더블헤더에 따른 변수는 있을 것”이라며 “순위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선발투수들이 기복 없이 결과를 내야 게임 플랜이 잡힐 것이다. 부상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순위싸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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