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박성한의 놀라운 반전, SSG의 미래까지 밝혔다

입력 2021-09-29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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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성한.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 유격수 박성한(23)은 올 시즌 후반기 가장 뜨거운 타자들 중 한 명이다. 28일까지 후반기에 뽑은 48안타는 리그 공동 4위 기록이다. 또 후반기 40안타 이상 쳐낸 22명 중 타율(0.350)은 가장 높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라 더 가치 있다.


박성한은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하고 팀에 복귀한 뒤부터 조금씩 두각을 드러냈다. 입대 전 1군 통산 44경기에서 타율 0.125(56타수 7안타)가 전부였지만, 지난해 41경기에서 타율 0.242(99타수 24안타), 2홈런, 8타점, 출루율 0.324를 기록했다. 고교 때부터 뛰어난 수비력을 인정받았던 그의 선결과제가 바로 공격력 향상이었기에 2020시즌은 미래의 주전 유격수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었던 셈이다. 김원형 SSG 감독도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올 시즌 출발은 불안했다. 4월 타율이 0.209에 불과했다.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다 보니 수비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5월 들어 타율이 0.352로 상승했지만, 실책은 9개나 범했다. 지난해 유격수로 256이닝을 소화하며 4개의 실책만 기록했던 탄탄한 수비가 흔들리면, 1군에서 활용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위기였다. 6월 월간 타율마저 0.224로 곤두박질쳤다.

SSG 박성한. 스포츠동아DB


달라진 점이 있었다. 6월 한 달간 실책은 단 1개였다. 타격부진에 개의치 않고 수비에 집중한 결과였다. 자신감과 더불어 책임감도 커졌다. 7월 9경기에서 타율 0.280, 1실책으로 공수 밸런스를 맞춘 비결이다.


8월 이후에는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후반기 40경기에서 실책은 5개뿐이다. 어렵게 타구를 걷어낸 뒤 강력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등 안정감과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특히 8월의 상승세(월간 타율 0.347)가 9월까지 쉬지 않고 이어져 고무적이다.


지난해까지는 타격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강타자 코디 벨린저의 타격폼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본인과 맞지 않음을 깨닫고 히팅포인트를 뒤에 두며 콘택트에 집중하는 타격에 집중했다. 바깥쪽 변화구를 밀어 쳐 좌익수 앞에 떨어트리는 타격은 이제 박성한의 전매특허다.


박성한의 최대 강점은 병역을 해결한 젊은 피라는 사실이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장기집권이 가능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이는 내야 센터라인의 강화를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낸 SSG로서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박성한의 반전이 SSG의 미래까지 밝히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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