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상대 감독 출신 국가 언급하며 조롱한 강석천 수석코치 아닌 두산에 주의

입력 2021-09-30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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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강석천 수석코치. 스포츠동아DB

KBO가 소속 코치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두산 베어스 구단에 경고했다. 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피할 순 없을 듯하다.


KBO는 “9월 26일 잠실 한화 이글스-두산전 도중 상대팀 감독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두산 강석천 수석코치와 관련해 두산 구단에 주의 조치했다”고 30일 밝혔다. KBO 관계자는 “강 수석코치의 발언에 관해 법적 검토를 진행했다. 상벌위원회 회부는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구단에 주의를 주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코치는 26일 경기 도중 양쪽 덕아웃에서 큰 소음이 나는 등 신경전이 이어진 가운데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겨냥한 듯 “그럴 거면 베네수엘라 가서 야구하라 그래”라고 2차례 소리쳤다. 수베로 감독은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된 터라, 강 수석코치의 목소리는 중계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여과 없이 전달됐다.


인종차별적 발언이고 상대를 조롱하는 듯한 말이었지만, 양 팀 벤치의 신경전과 투수가 투구를 위해 셋업 포지션에 들어갔을 때 상대팀 덕아웃에서 자극하는 행동을 하는 게 맞느냐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강 수석코치 발언의 심각성은 부각되지 않았다. 게다가 경기 전후로 양 구단 모두 야구적 부분에 초점을 맞춰 사과하면서 조용히 넘어가는 듯했다.


KBO가 재발방지 차원에서 구단에 경고 조치를 한 것은 늦은 감은 있어도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강 수석코치의 발언이 차별적 언행이었던 만큼, 정식으로 징계를 논의하는 상벌위를 개최하지 않고 구단에만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종목은 다르지만 축구, 농구 등에선 차별적 언행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게 세계적 추세다. 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중징계가 내려진다. KBO는 법적 검토만 진행하고 상벌위는 개최하지 않았다. KBO 상벌 규정을 보면 종교적 차별행위, 인종차별적 언행 등에 대해 1회 발생시 엄중경고 및 제재금 200만 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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