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은원.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21)의 꾸준한 활약이 10월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차곡차곡 쌓은 볼넷 숫자도 어느새 100개를 바라본다. 5일까지 98볼넷을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2위는 KT 위즈 강백호(91개)다.
한화는 올 시즌에도 하위권을 맴돌며 일찌감치 가을야구가 어려워졌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필두로 리빌딩에 들어간 원년. 선수 개개인의 성장세를 살펴보는 것이 팬들에게는 올 시즌을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정은원은 노시환과 함께 내야 리빌딩의 선봉에 있는 핵심자원이다. 그리고 올해는 그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키며 폭풍 성장세까지 보이고 있다. 일찍부터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아 팀의 내야 재구축 부담을 덜어줬다.
한화 정은원. 스포츠동아DB
10개 구단 주전 2루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것은 물론 공격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5일까지 정은원이 기록한 출루율은 0.410. 팀 내에선 단연 1위이고,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5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본격적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맡은 첫 시즌에 만들어낸 기록이라 더욱 놀랍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2번타자로 많이 나섰다. 올 시즌부터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아 꾸준히 1번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100개에 가까운 볼넷을 기록하며 ‘눈야구’를 선보인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타율도 2할대 후반(0.283)을 기록하며 매서운 타격을 뽐내고 있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면 2019년 세웠던 자신의 한 시즌 최고 타율(0.262)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정은원이 10개 구단 2루수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데다, 성적 역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시즌이 종착역을 향하고 있는 시점이라 당연히 골든글러브 후보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화 정은원. 스포츠동아DB
지금까지 퍼즐을 잘 맞춰온 정은원에게 골든글러브를 위해 필요한 마지막 조각은 역시 수비다. 안정감 있는 수비력으로 시즌 끝까지 2루를 든든하게 지키는 것만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위한 지름길이다.
정은원은 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 5회초 수비 실책을 범한 뒤 7회초 이도윤으로 교체됐다. 이도윤은 공교롭게도 7회초 곧바로 호수비를 보여줬다. 정은원에게는 시즌 말미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정은원 기록된 실책은 올 시즌 11개로 준수한 편이다. 다만 골든글러브를 받고 최고 2루수로 인정받기 위해선 한층 더 분발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한화는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성장하는 정은원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대전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