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괴물…김민재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입력 2021-10-13 1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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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스포츠동아DB

한국은 12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비록 이기진 못했지만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승점을 챙겼다는 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선제골을 넣은 주장 손흥민(29·토트넘)이 돋보인 이유다. 여기에 또 한명의 수훈선수를 꼽자면 김민재(25·페네르바체)를 빼놓을 수 없다. 이란을 상대로 철벽 수비를 펼치며 존재감을 뽐냈다. 공격에서 손흥민이 있었다면, 수비엔 ‘괴물’ 김민재가 버텼던 경기다.

메흐디 타레미(FC포르투), 사르다르 아즈문(FC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이 투 톱으로 나선 이란의 공격력은 위협적이다. 피지컬이 좋은데다 움직임 등도 나무랄 데 없다. 개인 전술이나 부분 전술 모두 뛰어나다. 유럽 주요 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은 이들은 호시탐탐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들을 능가했다. 90분 내내 빈틈없는 수비를 펼쳤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적극적인 몸싸움은 기본이었다. 체격(190cm·88kg)이 좋고 발이 빠른 그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인 아즈문과의 경합에서 매번 기세를 올렸다. 또 영리했다. 상대의 패스 길목을 미리 차단하는 축구센스와 위험지역에서도 흔들림 없이 볼을 처리하는 능력은 일품이었다. 이날 이동국 tvN축구해설위원은 “김민재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와 ‘풋몹’ 등에 따르면, 한국은 가로채기(16-9), 걷어내기(25-12) 등의 수비 지표에서 이란을 앞섰는데, 이는 김민재의 역할 덕분이다. 그는 걷어내기 6회, 가로채기 4회를 각각 기록했다.

김민재. 스포츠동아DB


수비뿐 아니라 공격 가담능력도 탁월했다. 최후방에서도 과감하게 드리블을 하거나 빠른 전진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가끔 정확한 롱 패스를 시도해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비록 무실점을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수비 라인을 굳건히 지킨 김민재의 활약은 충분히 평가받을만했다.

이날 경기만이 아니다. 김민재의 활약은 지난 달 시작된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꾸준했다. 이라크와 1차전을 비롯해 레바논~시리아로 이어진 2, 3차전에서도 풀타임을 뛰며 최후방을 책임졌다. 경기마다 호평이 쏟아졌다. 4경기 동안 2실점한 한국 수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탈 아시아급 선수로 발돋움한데는 유럽 진출이 한몫했다. 지난 여름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페네르바체(터키)로 이적한 김민재는 빠른 적응으로 팀의 주축 선수로 우뚝 섰다. 터키에서의 활약 덕분에 관심을 보이는 유럽 구단들이 늘고 있다. 당연히 몸값은 올라갔다. 빅리그 이적설도 흘러나온다. 결국 유럽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태극마크를 단 김민재를 더욱 강하고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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