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70’ 투수 삼성 우규민에게 만족이란 없다! [SD 인터뷰]

입력 2021-10-1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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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규민. 스포츠동아DB

베테랑 잠수함투수 우규민(36)은 삼성 라이온즈 불펜의 핵이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데뷔 첫 단일시즌 20홀드까지 달성했다.


우규민은 KBO리그 대표 전천후 투수다. 2003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뒤 한 시즌 선발 10승·30세이브·20홀드를 모두 경험한 사실은 그의 가치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통산 성적 기준 70승-70세이브-70홀드의 이른바 ‘트리플 70’ 기록도 우규민이 최초로 작성했다. 12일까지 통산 639경기에서 2완봉승을 포함해 75승82패89세이브 73홀드를 기록 중인데, 지금의 페이스라면 ‘트리플 80’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러 보직을 경험한 덕분에 선발과 마무리의 루틴,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모르는 셋업맨의 준비과정이 완벽하게 몸에 밴 것은 우규민의 최대 강점이다. “마무리투수는 이기고 있는 경기에 내 루틴대로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불펜에 있을 때는 내가 언제 등판할지 몰라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항상 긴장해야 한다.”


지금 우규민의 보직은 셋업맨이다. 시속 150㎞의 강속구로 찍어 누르는 투수들이 즐비한 자리지만, 그는 시속 140㎞ 안팎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완벽하게 컨트롤하며 타자와 승부한다. 일정하게, 빠른 템포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도 탁월하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제는 15세 터울의 후배 포수 김도환의 사인을 100% 존중하고 따르는 여유도 생겼다. 우규민은 “(김)도환이도 열심히 타자를 분석했고, 그것을 토대로 사인을 냈을 테니 그만큼 존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삼성 우규민.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5월까지 21경기(20.1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펼치다 6~7월 16경기에선 평균자책점(ERA) 7.24로 무너졌다. 팀이 잘 나갈 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8월부터 조금씩 구위를 끌어올려 순위경쟁이 치열한 10월 들어선 2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우규민은 “자신감이 떨어진 측면은 확실히 있었기에 묵묵히 기다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여전히 만족하진 않는다. 그는 “20홀드로 인터뷰를 하는 게 민망하다. 30홀드를 하면 다시 오겠다”며 ‘트리플 70’에 대해선 “열심히 야구를 했구나 싶기도 하고, 반대로 말하면 하나의 보직에서 제대로 한 게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는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 던지고 있다는 게 좋은 일 아니겠나.”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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