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4타 차 극복하고 역전우승…세계랭킹 1위 탈환

입력 2021-10-24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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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진제공|KLPGA

역시 ‘월드 클래스’였다. 8언더파를 몰아치며 4타 차를 극복하고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가 결국 짜릿한 역전우승을 완성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승 및 통산 11승을 챙기고 4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한국인 LPGA 투어 통산 200승 주인공의 영광도 안았다.

고진영(26)은 24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정규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23억6000만 원)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았다. 임희정(21)과 22언더파 266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을 거쳐 우승상금 30만 달러(3억50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임희정에 4타 뒤진 14언더파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맞은 고진영은 전반에 버디 6개를 잡아 2타를 줄이는데 그친 임희정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번(파4)~3번(파3)~4번(파5) 홀과 7번~8번(이상 파4)~9번(파5)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두 차례나 작성하며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6번, 8번 홀에선 각각 약 5m 거리의 짧지 않은 퍼트를 홀컵에 떨구는 등 퍼터감이 남달랐다.

고진영은 12번(파4) 홀에서 세컨 샷을 홀컵 약 2.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고 21언더파로 처음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다. 하지만 1라운드부터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임희정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4번(파4) 홀에서 1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복귀한 뒤 15번(파5)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고진영을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임희정으로 분위기가 다시 기운 듯 했지만 고진영은 17번(파4) 홀에서 버디를 잡고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갔다


18번(파4) 홀에서 펼쳐진 둘만의 플레이오프. 고진영은 하이브리드로 친 세컨 샷을 홀컵 약 50㎝ 거리에 붙여 버디를 낚으며 파를 기록한 임희정을 따돌리고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2주 전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은 7월 이후 7개 대회에서 4승을 챙기는 무서운 페이스로 6월 말 넬리 코다(미국)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개인통산 3번째로 올라서는 세계랭킹 1위. 아울러 시즌 4승으로 코다(3승)를 제치고 이번 시즌 최다승자가 되며 CME 글로브 포인트 랭킹에서도 선두로 나섰다.

뜻깊은 기록은 또 있다. 한국인 LPGA 투어 통산 200승 주인공의 영광을 안았다. 197승부터 200승까지 모두 자신의 이름이 아로새겨진 대기록이다. 1988년 고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고진영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까지 태극 낭자들은 33년 동안 48명이 200승을 합작했다.


1950년 출범한 LPGA 투어에서 통산 최다 우승을 차지한 미국(1527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두 번째로 200승 고지에 오르며 3위인 스웨덴(118승)과의 격차도 82승으로 벌렸다.

“4타 차였고 희정이가 워낙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라 (4라운드에서) 열심히 하면 준우승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으면 내가 프로에 와서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연장에 갈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안고 4라운드를 시작했다”고 털어놓은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다면 이번 대회를 통해 하고 싶었다. 한국인 통산 200승의 마지막 4개까지 내가 장식해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미국 진출 직행 티켓을 노렸던 희정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후배에 대해 솔직한 마음도 내비친 그는 “일주일 정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2개 대회를 더 뛰고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규라운드 72홀 동안 단 하나의 보기도 범하지 않으며 LPGA 통산 7번째 ‘노 보기 우승’을 눈앞에 뒀던 임희정은 마지막 순간 ‘큰 산’ 고진영을 넘지 못하고 미국 진출 기회도 얻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부산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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