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관왕 사라져도 희망은 있다…울산, ‘가을 트라우마’ 지우기에 총력

입력 2021-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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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울산 현대의 10월은 뜨겁고도 우울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으나, 축구계에선 울산이 충분히 국내외 무대를 넘나들며 모든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울산은 정규리그,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부지런히 오가면서도 2021시즌을 가장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보내왔다.

그런데 순식간에 3마리 토끼 중 2마리가 품에서 빠져나갔다. 지난달 17일 숙적 전북 현대를 꺾고 오른 ACL 4강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무너졌고, 27일에는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에 패해 FA컵 결승행이 좌절됐다. 그 사이 K리그1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선 성남FC에 덜미를 잡혀 꾸준히 지켜온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 모든 불행한 사태가 불과 열흘 새 전개돼 충격이 한층 컸다.

여론은 냉정했다. 온갖 부정적 표현들이 쏟아졌다. 울산을 줄기차게 괴롭힌 ‘가을 악몽’이 다시 찾아온 듯했다. 과거 울산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거짓말처럼 무너져 최종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를 외부인의 시선으로만 바라봤던 홍 감독도 뚜렷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온갖 역경을 겪지만, 울산처럼 거의 같은 시기에 반복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홍 감독도 팀 미팅 때마다 이를 줄기차게 강조한다. “바닥을 쳐도 일어서야 한다. 지금껏 잘해오지 않았느냐”는 따끔한 메시지로 선수들을 자극한다. 다행히 큰 불은 껐다. 31일 수원FC와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3-2로 이겨 희미해지던 ‘위닝 멘탈리티’를 다시 깨웠고, 승점 동률(67점)의 2위로 6일 전북 원정에 나서게 됐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이제는 고질에 가까운 ‘가을 트라우마’를 무조건 극복해야 울산은 2005년 이후 16년만의 통산 3번째 리그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다. 당당히 일어서는 것도, 다시금 맥없이 패퇴하는 것도 오롯이 울산의 몫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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