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고마웠던 로맥의 진심 “한국에서 보낸 5년, 인생을 바꿨다” [SD인터뷰]

입력 2021-11-03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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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SSG 제이미 로맥(왼쪽)이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 | 강산 기자

SSG 랜더스의 최장수 외국인선수 제이미 로맥(36)이 지난달 31일 은퇴를 발표한 뒤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익숙했던 유니폼 대신 순백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오랫동안 야구를 했다. 유니폼 대신 셔츠를 입은 것은 상징적이다. 야구를 끝내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는 말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로맥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서 보낸 5년을 돌아봤다. 2017년 팀의 기존 외국인선수 대니 워스의 대체선수로 입단한 뒤 올해까지 5시즌 통산 626경기에서 타율 0.273, 610안타, 155홈런, 409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2018년에는 타율 0.316, 44홈런, 107타점으로 팀의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올 시즌 출전 빈도가 다소 줄었지만, 107경기에서 20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파워는 살아있었기에 다소 이른 은퇴라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로맥은 올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어느 정도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힘든 점이 있었다. 3월에 둘째 아이가 태어났고, 8개월간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했다. 두 아들을 아내에게 혼자 맡기는 것도 힘들었다.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에서 지낸 5년은 매우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보낸 5년은 커리어 최고의 순간이었다. 야구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인천이라는 커뮤니티에서 평생 함께할 우정을 만들기도 했다. 모든 것에 정말 감사하다. 내 인생을 바꾼 시간”이라고 밝혔다. 김강민, 박정권, 박정배, 채병용, 나주환 등 입단 당시 적응을 도와준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회견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마지막 한마디까지 진심이 느껴졌다. “한국에서 인상 깊은 경험을 남겨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경기장에 걸려있는 내 유니폼, 팬들께서 보내주신 내 선물과 아이들의 선물, 편지까지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 감사드린다. 평생 감사함을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로맥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그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남편의 역할을 하고 싶다. 일단 캐나다로 돌아가서 생각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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