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아버지가 지켜보면 늘 약해지는 아들 KT 허훈

입력 2021-11-22 15:5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수원 KT 가드 허훈(26·180㎝)은 발목을 다쳐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출발이 늦었다. 14일 창원 LG전에서 시즌 첫 출전을 기록했다. 이후 3경기에서 평균 13.0점·2.3리바운드·3.0어시스트를 올렸다. 아직 발목 통증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 출전시간을 서서히 늘려가는 과정이지만, 팀의 연승행진에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허훈. KBL을 대표하는 가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는 ‘농구대통령’인 아버지 허재 전 감독 앞에서만큼은 작아진다. 21일 서울 삼성전에서 다시 증명됐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를 허재 전 감독은 아내와 함께 찾았다. 허훈은 12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도와 표면적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 3점슛 3개를 시도해 1개도 적중시키지 못했다. 자유투도 2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 어시스트는 1개에 그쳤고, 리바운드는 1개도 잡지 못했다. 앞선 2경기보다는 기록적으로 아쉬웠다.


허훈이 아버지 앞에서 위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허 전 감독이 KT의 홈경기에서 시구를 맡은 적이 있다. 허훈이 프로 3년차였던 2019년 11월 21일이었다. 허훈은 31분여를 뛰며 6점·7리바운드·10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팀은 패했다. 이날도 허훈의 슛 성공률은 저조했다. 3점슛은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2점슛 2개와 자유투 2개로 6점을 뽑는 데 만족해야 했다. 당시 허훈은 시구자로 나서 자유투를 성공시키지 못한 아버지를 보며 안타까워했지만, 실전에선 자신도 아버지의 기대만큼 활약하진 못했다.

예능인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허 전 감독. 올 여름에는 두 아들 허웅(28·원주 DB), 허훈과 함께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프로농구가 팬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힘을 보탰다. 허 전 감독은 빡빡한 일정에도 모처럼 시간을 내 이날 아들의 경기장을 찾아 농구팬들과 인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허 전 감독 앞에서 막내아들 허훈은 아버지를 아직은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해야 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